“SK·롯데에 눈 돌리기보다 삼성 추가 수사 집중 무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다음 수사 타깃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검팀 이규철 대변인의 브리핑 모습. 고성준 기자
재계에서 특검의 다음 타깃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기업은 SK그룹이다. 미르재단에 111억 원을 출연한 SK는 최태원 회장이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대가로 미르재단에 기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시절부터 경제인 등 사회 고위층의 특별사면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인 터여서 이런 의혹에 더욱 힘이 실린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2013년 1월 28일 MB정부의 사면을 두고 “국민 정서에 반하는 비리 사범과 부정부패자에 대한 특사 강행이 우려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SK그룹 내부에서는 일반 직원들조차 특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그룹 한 직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회사 내에 특별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검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직원들이 긴장을 늦추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어떤 대가를 바라고 재단에 기부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안종범 수석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은 의례적 차원의 감사인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동빈 회장이 박 대통령과 독대하며 면세점 특허권과 관련한 청탁 의혹을 받는 롯데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2015년 10월 말 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 원을 출연한 롯데는 11월 오히려 면세사업 선정 명단에서 제외돼 청탁·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연말 롯데는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롯데는 현재 법무법인 김앤장과 함께 특검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대통령과 독대하는 것과 면세사업권 선정 문제는 별개”라며 “이미 검찰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특검을 위해 특별한 대비를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특검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수사를 다른 대기업으로 확장하기보다 삼성을 추가 수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특검이 2월 초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업 수사는 총수 소환 조사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