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업종 항공·운수·건설업…“그룹 실상과 동떨어져” 지적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비즈한국DB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은 기업들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작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가리킨다. 즉 제조업의 혁신공정에 특화된 개념이다. 주요 분야로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자율주정차, 3D프린팅, 나노기술, 빅 데이터 등이 거론된다. 2015년 1월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처음으로 제시하면서 오늘 날 국제사회의 핵심 주제로 등장했다.
금호아시아나의 4차 산업과 관련한 대내외적 움직임은 주요 그룹 중에서 유별나게 떠들썩한 편이다. 박삼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4차 산업사회로 발전 속도가 점점 가속화돼 잠시라도 방심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그룹을 4차 산업 ‘주역’으로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박 회장의 장남 박세창 경영전략실 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4차 산업사회 TF’를 이끌고 있다. 올해 들어 금호아시아나 각 사무실에 ‘4차 산업사회 선도’가 적힌 액자를 걸어놓았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달부터 유연한 조직 문화와 창의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정장과 넥타이 근간의 복장 규정을 없애고 비즈니스캐주얼 착용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의 4차 산업사회 선도 목표는 그룹 실상과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4차 산업의 주요 개념인 제조업 혁신공정과 관련해 금호아시아나 소속 회사 중 제조업체는 금호타이어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주요 현안으로 삼은 금호아시아나로서는 인수에 실패할 경우 소속 회사 중 제조업체는 없게 돼 그룹내 4차 산업 토양을 상실하게 된다.
한 직원은 “우리 그룹의 주력 업종은 항공, 운수, 건설업이다. 4차 산업과 관련성이 뭔지 의문스럽다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직원은 “최근 각 부서에 4차 산업 관련 아이디어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도출되지 않는다고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올해 그룹의 경영방침은 사회적 화두로 대두된 4차 산업의 분위기에 발맞추고 앞서 나가겠다는 의미다”라며 “당장에 새로운 관련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선 기존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검토하는 단계다”라고 해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 없는 것은 사실이다. 4차 산업은 단기간 내에 결과물을 낼 수 없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제조업에 국한하지 않는다면 그룹 내 IT회사인 아시아나IDT도 있고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항공 계열사들에 4차 산업 분야의 하나인 빅 데이터를 적용할 수 있는 사업 분야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장익창 비즈한국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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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확보 성공” 회장님 여론전 나섰나 [비즈한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 등으로부터 인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지난 9일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마련과 관련해 박삼구 회장이 사모펀드 등 여러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1조 원 상당을 확보했다. 채권단으로부터 부여받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사진=비즈한국DB 박 회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가진 특수목적회사를 세워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는 구체적인 재무적 투자자 구성과 박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해 자금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선 일절 함구하고 있다. 이러한 금호아시아나의 입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여론전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례로 금호아시아나 내부에선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효성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정작 효성은 “사실무근이며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채권단과 협약에 따라 금호아시아나에서 금호타이어 인수 주체는 박삼구 회장이다. 협약은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나 제3자 컨소시엄을 동원해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확보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박 회장이 인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당시 채권단과 협약에 따라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회사 매각 때 제3자에게 제시된 가격에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이 조건에 따라 박 회장은 더블스타보다 1원이라도 많은 돈을 지불하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금호아이사아나의 1조 원 자금 확보 입장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된다. 채권단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위해 세부 사항에 대해 협상하고 있는 중이다. 이달 중 채권단 동의 과정을 거쳐 더블스타와 계약을 체결하고 박삼구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통보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매각 가격을 통보받고 한 달 안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알려야 한다. 권리를 행사하기로 결정하면 45일 이내에 계약금을 내야 한다. 따라서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확보의 진위는 곧 가려질 전망이다. 장익창 비즈한국 기자 sanbada@bizhankoo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