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킨헤드족 | ||
사건이 발생한 것은 자정이 지난 무렵, 마을의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한 광장에서였다. 친구와 함께 광장을 찾은 아메드(19)는 그곳에서 형이 알고 지내는 독일인 여자친구 산드라(19)를 우연히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서는 순간 그의 앞을 가로막는 스킨헤드족 무리가 있었다.
한 목격자의 증언에 의하면 카를로스(25)라는 이름의 스킨헤드족 청년이 아메드에게 다가가서는 다짜고짜 “독일 여자들은 독일 남자들하고만 말할 수 있다”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곧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한다. 모든 일이 순식간에 벌어졌기 때문에 지켜보는 사람들도 경황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
어느새 칼을 뽑아 들고 있던 카를로스가 아메드의 가슴을 찌르길 5차례. 그제서야 긴급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태가 진정되긴 했지만 심한 출혈을 견디지 못한 아메드는 병원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으며, 그 자리에서 도주했던 카를로스는 집에까지 가서 인질극을 벌인 후에야 경찰에 체포됐다. 집안을 수색한 결과 총기류와 실탄, 칼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보아 독일 경찰은 이들이 과격 단체의 한 무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독일 내에 거주하고 있는 전체 외국인 중 28%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현재 터키인은 독일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민 집단이다. 때문에 독일인들과 종종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 특히 인종 차별주의자와 극우주의자들의 폭력 행위가 지난 20년간 12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심각해지자 극우파가 잘 조직되어 있는 일부 동독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터키인들의 경우에는 저녁이 되면 아예 외출하길 꺼려할 정도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