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역대대통령의 비밀을 다룬 책
‘1983년 나와 아내는 로널드 레이건에게 한 저녁모임에 참석해 달라고 초대받았다. 청중들이 제법 모여 있는 그곳에서 레이건이 나와 간단한 연설을 했다. 그런데 레이건이 청중들을 향해 “실제로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난다면 이 세계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었다. 이것은 그의 정신쇠약의 실제상황을 아주 단편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은 이미 있었던 상황인데 그것을 들추어 내서 걱정을 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발언이었다. 파티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도 그의 발언을 조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이성적인 질문이었다.
▲ 현재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레이건 전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 시절 이미 치매 였다고 주장한 책(아래)이 출간됐다. | ||
나같은 전문가들이 더욱 황당한 것은 레이건이 백악관에 있는 동안 그의 참모진들은 그 같은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지금 미국의 통치권에 중대한 병원균이 침투했다’고 공개하고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대통령의 병을 사람들의 시선에서 안보이게 하려고 애를 쓰고 거짓말을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레이건의 증세는 1981년 존 힝클리라는 자가 대통령을 죽이려고 암살을 기도했을 때 이후부터 결정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짐작이 된다. 당시 레이건은 엄청난 양의 피를 흘렀으며 몇 주 동안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가뜩이나 나이가 많았던 그로서는 이때 정신 건강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이후 백악관 참모들은 대통령의 소풍과 휴가를 아예 없애 버렸다.
암살기도가 있은 뒤에 백악관 사람들은 대통령이 일반인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강하게 막았다. 아예 그들은 레이건이 꼼짝하지 못하도록 감싸 안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로널드 레이건의 약해진 정신과 겉모습이 드러나는 것이 결코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을 감수해준 저명 정치심리학자인 제롤드 M. 포스트 박사는 “백악관의 보좌관인 제임스 캐넌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아예 부주의하고 산만하며 대통령직에 흥미를 갖지 못한 사람이라고 단정지어 놓고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 사람의 감수자인 사학자이자 작가 버크 파크는 “당시 행정부 사람들과 주치의들 가운데 그 누구도 레이건의 상태가 국가 장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려하지 않았다는 데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91세인 레이건은 엄청난 고통을 겪으면서 가까스로 살고 있다. 그의 딸인 패티 데이비스는 “젊었을 때는 남을 구하는 안전구조대원이었던 아버지를, 이제는 어머니가 혹 그가 강물에 쓸려 내려 가지나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