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마이스산업 활성화 기대”
국민 노후 자금 545조 원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이달 말 전북혁신도시 신사옥으로 완전히 이전한다. 연합뉴스
[일요신문] 국민연금 545조 원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가 ‘전북 시대’를 개막했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 기금의 전문적 관리와 운용을 위한 전담 조직으로, 1999년 공단에 설치됐으며 작년 11월 말 기준 약 545조 원을 운용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 이전에 따라 전북금융타운 개발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방 이전에 따른 직원 유출과 업무 효율성 저하 등이 대두되면서 우려도 나온다.
전북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전북혁신도시로 완전 이전했다. 운용본부 이전은 2015년 3월 공사가 시작된 지 2년 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2011년 5월 국민연금공단 이전 지역 변경과 2013년 6월 국민연금법 개정, 2014년 2월 국토교통부의 전라북도 이전계획 승인 등을 거쳐 기금운용본부 이전이 준비됐다.
기금운용본부는 차질 없는 업무 수행을 위해 주식 등을 운용하는 프론트 오피스(Front Office) 부서부터 나흘간 순차적으로 이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옮긴 인원은 운용직과 일반직 등을 합쳐 313명에 달한다. 서울 사무소는 1층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실만 남겨두고 모두 임대한다.
기금운용 관련 전산 장비는 2015년 5월 이미 공단 본부 ICT센터로 이전했다. 이전하게 되는 기금운용본부 사옥은 전라북도 전주에 위치한 지상 8층, 지하 1층 건물로, 대지면적 1만 5400㎡, 건축연면적 1만 5761㎡ 상당의 규모를 자랑한다. 공단은 2015년 3월 기금운용본부 사옥 신축공사에 착공했고, 2016년 11월에 준공을 완료한 이후, 이전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했다.
기금운용본부 이전에 따라 전북의 마이스(MICE, 회의·관광·전시 이벤트) 산업 분야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기금운용본부와 거래하는 342개 기관 관계자의 전북 방문과 이에 따른 각종 회의 등으로 생산·취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기금본부 관계자들과 협의를 위해 전북을 찾는 342개 기관 관계자는 월평균 3000여 명, 연간 3만 6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의 MICE 산업 관련 지출은 546억 원, 이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는 1065억 원, 일자리 창출은 94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으로 투자는 최대 5534억 원, 지역 내 총생산은 최대 3522억 원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하면 전북의 금융산업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금융의 중심’ 서울 강남구에서 전주로 내려간 운용본부의 미래가 ‘장밋빛’인 건 아니다. 전북의 금융 인프라나 환경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에 필요한 금융투자회사나 자산운용사가 없는 실정이다.
핵심인력 이탈도 발등의 떨어진 불이다. 기금을 굴리는 핵심 인력인 운용직 정원은 275명(1월 기준)이지만 현 인원은 223명에 불과하다. 정원의 19% 수준인 52명이 모자란 상태다. 이 때문에 국민 노후 자금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기금운용본부 방문 인원들의 중장기 투숙에 따른 비즈니스호텔과 특급호텔 건설도 과제로 꼽힌다.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용산역∼전주역 간 KTX 증편과 함께 전주역에서 전북혁신도시를 연계하는 다양한 교통수단 신설과 교통인프라 개선도 시급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와 금융회사 등이 들어서면서 전북혁신도시가 세계 금융허브로 발돋움할 토대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기금본부의 전북 이전을 기폭제로 금융산업이 전북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3월 2일 기금운용본부 이전 환영식을 연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