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특정되는 사기죄 인정되면 개별 보상도 가능할 듯
이희진 전 미라클인베스트먼트 파트너 대표에게 사기 혐의가 추가됐다. 그래픽=이세윤 디자이너
이 씨 형제는 허위 주식정보들을 퍼뜨리고 헐값에 산 장외주식을 비싸게 팔아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돼 있는 상태였다. 자본시장법 위반의 경우는 사회적 법익에 관한 죄다. 추가 기소된 사기죄는 개인적 법익에 대한 죄로서 이희진 씨에게 돈을 입금한 개인들이 각 피해자가 된다. 사기가 최종 인정된다면 민사 소송에서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가능성도 더 크다.
공소장에는 ‘지난 2012년 8월경부터 A 증권방송에서 증권전문가로 행세하며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예능프로그램에서 30억 원 상당의 고가 외제 승용차를 비롯한 슈퍼카를 통해 재력을 과시했다’고 적혀 있다. 또한 ‘20대에 등록금이 없어 대학 입학을 포기한 후 장외주식 투자로 돈을 벌어 수십억 원에 이르는 고가 외제차와 청담동의 약 1000억 원 상당 빌딩을 소유하게 됐다는 거짓 행세를 해 왔다’고도 이 씨의 사기 혐의 배경을 설명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이 씨가 방송과 SNS 등에서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증권방송에 가입하는 유료회원이 많아지고 회원들이 자신의 종목 추천을 신뢰해 그대로 매수하는 현상을 보고 딴 마음을 품은 것으로 봤다. 정보가 극히 제한적인 비상장사의 주식을 직접 매수한 후 회원들에게 고가로 매도해 시세차익을 남기기로 계획한 것이다. 이 씨는 방송을 통해 회원들이 주식을 매수하도록 유도하고, 동생인 이희문 씨는 장외시장에서 비상장주식을 매수해 회원들이 매매를 체결하도록 했다.
이들 형제가 사기 혐의를 받은 대표적인 주식 종목 중 ‘네이처리퍼블릭’도 있었다. 2015년 7월 이 씨는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데, 이 회사 주식이 2015년 10월경 상장 예정이다. 상장되면 주당 40만 원까지 간다. 중국에서 500억 원의 투자도 들어올 예정이다’라고 회원들에게 말했다. 실제로는 이 종목을 회원들에게 비싸게 매도해 시세차익을 남길 목적뿐이었다. 정운호 회장 등 네이처리퍼블릭 회사 대주주나 대표 등을 통해 미공개 내부정보를 알고 있는 것처럼 가장한 데 대한 객관적 근거는 없었다.
이번 사기 혐의의 피해자 B 씨는 “사기로 형이 확정되면 이희진 씨와 이 씨가 활동한 A 증권방송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검찰이 공범으로 보고 있는 이 씨의 고교 동창 박 아무개 투자사 대표의 피해자들도 모집 중이다. 조만간 박 씨도 사기로 고소장을 넣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최강용 변호사는 “사기혐의로 추가 처벌받게 되면 추후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으로 편취당한 금액을 되찾아야 할 때 형사재판에서 제출된 증거를 쓸 수 있다. 또한 배상명령제도를 이용해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고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피해금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현 비즈한국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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