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키 걸(왼쪽)’과 ‘엘리게이터 보이’는 결혼 후 다시는 무대에 서지 않았다. | ||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진기한 체형의 이 기형인들 중에는 실제로 오늘날의 할리우드 스타 뺨칠 정도로 인기를 구가했던 스타들도 있었다. 최근 미국에서는 한때를 풍미했던 이런 ‘기형인 스타’들의 인생을 재조명해보는 <충격적이고 놀라운(Shocked and Amazed)>이라는 흥미로운 책이 출간되어서 다시금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다리 셋의 ‘여유’]
사이드 쇼 역사상 가장 인기 있었던 스타는 다리가 셋 달린 이탈리아 출신의 프랑크 렌티니였다. 엉덩이에서 돌출되어 있는 세 번째 다리는 다른 두 개의 다리보다 약 15cm 가량 더 짧았으며, 생김새도 약간 달랐다. 하지만 그는 이런 자신의 핸디캡을 오히려 당당하게 활용하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수영을 하거나 축구를 할 때면 ‘다리가 하나 더 있으니까 유리하다’는 말로 여유를 잃지 않았던 것. 또한 그는 신발을 살 때면 늘 세 번째 다리를 위해 두 켤레를 사곤 했는데 항상 나머지 한 짝은 외다리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다는 점에 뿌듯해 하기도 했다.
▲ 맨 왼쪽부터 다리가 셋 달린 프랑크 렌티니, ‘하프 걸’로 통했던 지미 토마이니, 등이 서로 붙은 샴쌍둥이 빅토리 아와 데이지 힐튼 자매의 모습. | ||
‘몽키 걸’과 ‘엘리게이터 보이’ 커플의 로맨스는 아직도 사이드 쇼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아름다운 에피소드다. ‘몽키 걸’이라고 불렸던 페르실라 베하노의 별명은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온몸에 잔뜩 나 있던 털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남성처럼 수염도 텁수룩하게 자랐기 때문에 그녀를 여성이라고 생각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
이런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던 사람이 바로 악어 가죽 모양의 피부를 가지고 있던 ‘엘리게이터 보이’ 에미트 베하노였다. 사랑에 빠진 이 둘은 당시 서커스단을 뛰쳐나와 결혼식을 올렸으며, 그 후로 다시는 무대 위에 서지 않았다.
[‘하프걸’의 결혼생활]
이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던 스타로는 하반신이 없어 ‘하프 걸’로 통했던 지니 토마이니가 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3세 때부터 서커스 무대에 섰던 그녀는 결국 악덕 여성에게 팔려가 갖은 고생을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진심으로 무대에 서길 좋아했던 그녀는 피나는 노력으로 다리 없이 춤을 추는 것은 물론 공중제비까지 돌면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15세 무렵 약 204cm의 거구 남성을 만나 사랑에 빠졌으며, 무려 26년간 별 탈 없이 결혼 생활을 지속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두 여인의 인생은 하나]
등이 서로 붙어있던 빅토리아, 데이지 힐튼 자매는 사이드 쇼 무대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샴쌍둥이였다. 어려서부터 부모로부터 버림 받고 서커스단에 팔려가 생활했던 자매는 보통 여성처럼 나이트클럽도 가고 다른 사람과도 어울리는 등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누렸다.
한 차례 결혼도 하고 이혼도 했으며, 또 어이없게도 간통죄로 고소당하는 등 한 명의 여성으로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노년에는 식료품점을 운영하다가 1969년 6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