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시각에 “체질개선” 반박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그간의 부실을 모두 반영하는 ‘빅배스’를 단행했다. 뒤이어 인력을 감축하는 수순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빅배스를 단행한 대우건설이 임직원들을 상대로 몸집 줄이기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플랜트와 플랜트 설계를 중심으로 20% 인력을 감축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임원급이나 계약직 직원 일부를 감축한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해 본사의 지원 부서를 축소해, 이들 직원들을 주택 등 현장으로 배치한 바 있다. 또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현재 대우건설은 매각 절차 돌입을 위한 시점을 조율 중에 있다. KDB밸류제6호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주식 50.75%(2억 10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연내 매각 방침을 세웠다. 안진회계법인의 감사 의견이 나오는 대로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대우건설은 ‘빅배스’를 단행했다. 대우건설은 2월 9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실적에서 영업손실 7700억 원, 당기순손실 8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전까지 11분기 연속으로 약 1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된다. 2016년 연간으로 따져보면 매출은 10조 9857억 원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영업손실이 5030억 원, 당기순손실 7943억 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2013년 이후 3년 만의 적자전환이다.
4분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건 대우건설이 보수적 기준을 적용해 해외 사업장의 잠재 부실 등을 모두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플랜트 현장에서 4500억 원, 알제리 RDPP 플랜트 현장 1100억 원 등 관련 손실이 이번 4분기 실적에 한꺼번에 계산됐다.
대우건설의 빅배스에 실적은 곤두박질 쳤지만, 회계 불확실성이 해소돼 매각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매각을 더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몸집을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직원 수가 다른 대형 건설사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매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직원을 줄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인력 재배치가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최근에는 플랜트 분야가 어렵고, 대신 주택 분야가 활성화 되고 있다. 플랜트 설계 인력들을 재교육시켜 주택 분야에 배치시킬 수 있다. 마찬가지로 본사 조직은 현장의 지원부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본사 조직을 줄여, 직원들을 현장에 투입하는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력 재편 인사다. 플랜트 및 플랜트 설계 인력 20%를 감축한다는 등 사람을 줄인다는 얘기는 와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희망퇴직의 경우 강제하지 않는 수준에서 계속 진행할 방침이긴 하다”며 “대우건설은 생산성 떨어지는 조직의 규모를 줄이고, 이익률 높은 구조로 만들어 매각 작업 들어갈 계획”이라고 보탰다.
한편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 시장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나온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비즈한국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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