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5t 가량의 작은 조각들을 꼼꼼히 이어 붙여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것. 지폐의 파랑, 빨강, 녹색 등이 주를 이루는 이 미술품의 예상 크기는 1m²이며, 사용될 조각은 모두 8만개 정도다.
물론 그가 억만장자라서 이런 일을 취미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로화의 도입으로 마르크화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에 ‘작품’을 만들어 보고자 생각했던 그는 독일연방은행에 폐기된 지폐를 요청했다. 은행측을 설득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끈질기게 자신의 취지를 피력한 후에야 겨우 특별허가를 받고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롬멜은 “이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인 점은 지폐에 수많은 사람들의 과거가 숨쉬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그동안 이 돈을 만졌던 사람들의 꿈과 희망들이 녹아있다”며 자신의 작품을 그저 ‘돈’으로만 보아주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