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세 번째 부인?’ 베일 벗은 서미경···신격호 횡설수설에 눈물 훔치기도

롯데그룹 경영비리 1차 공판에 모인 신격호와 서미경 스케치

서미경 검찰 소환 불응 질문에 ‘묵묵부답’
신격호 롯데총괄회장 법정 나온 뒤 지팡이 휘둘러

‘서미경 등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권 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했다. 임준선 기자

[일요신문]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상 세 번째 부인인 서미경(57)씨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검찰의 롯데 그룹 수사 결과 배임·탈세 혐의가 드러나 재판에 넘겨지면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서씨는 그동안 검찰의 소환에 계속 불응한 만큼 이날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수 십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신격호의 미스테리 여인인 ‘미스롯데’ 서씨는 말없이 카메라 플래시를 지나쳤다.

20일 오후 1시34분경 롯데그룹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을 위해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나타난 서씨는 검은색 정장 차림에 검은 테 안경을 쓰고 포토라인에 섰다.
 
취재진은 서씨를 향해 검찰 조사 불응 등을 질문했지만, 서씨는 입을 굳게 닫은 채 법정으로 직행했다. 법정 내에선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서씨는 “(직업이)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휠체어에 탄 모습으로 법원에 도착해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등과 함께 재판에 출석한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 회사는 내가 100% 주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고 말하며 재판 상황을 인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휠체어 탄 신격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롯데그룹 사건의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신격호 총괄회장은 막판 발언권을 얻어 “나를 이렇게 법정에 세운 게 무엇인가”며 들고 있던 지팡이를 던지는가 하면, 출석한 지 30여분 만에 법정을 빠져 나온 뒤 지팡이를 휘두르며 “돌아가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서씨는 신 총괄회장이 상황 인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서씨는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던 출입구를 피해 법원청사를 빠져나갔다.

서씨는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으로부터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불법 임대받아 거액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특경 배임) 등으로 기소됐다. 또한,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홀딩스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증여·양도세 등 300억 원 상당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당초 검찰은 일본에 체류하는 서씨에게 자진 입국 등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서씨가 매번 소환에 불응하면서 대면조사 없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씨는 법원의 공판준비절차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전날 밤 급거 귀국했다. 

한편, 서씨는 18세이던 1977년 제1회 미스 롯데로 선발되어 연예계에서 활동하다 1980년대 초 돌연 자취를 감췄다. 1983년 신 총괄회장과 사이에 딸 유미 씨를 낳는 등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그의 세 번째 부인으로 알려졌다. 

서동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