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풍 에어컨 1년 되니 단점 ‘솔솔’…냉방 능력과 효율 잘 따져서 설치해야
# ‘무풍으로 돌풍’ 삼성 vs ‘컴프레서 명가’ LG
거의 모든 제품군에서 자웅을 겨루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캐리어와 위니아 등도 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하다.
통상적으로 컴프레서를 쓰는 가전제품은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낫다는 속설이 있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난해 에어컨 국내 시장점유율 조사 결과는 LG전자에게 다소 충격적이었다. 삼성전자가 LG전자를 크게 앞지르며 시장점유율을 56%(GFK 기준)나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 약진의 배경에는 ‘무풍 에어컨’이 있다. 지난해 최초로 선보인 무풍 에어컨은 메인 토출구에서 차가운 바람을 보내 온도를 내린 다음, 지름 1mm 크기의 13만 5000개 구멍에서 냉기를 통해 온도를 유지시켜 준다. 이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직접 몸에 닿는 것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풍 에어컨을 전면에 내세우며, 벽걸이형 무풍에어컨을 새로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17년 올해 삼성전자는 무풍 에어컨의 인기를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올해는 벽걸이형 무풍 에어컨도 내놨다. 그러나 LG전자는 이를 따라가기보다 오히려 그 반대로 승부를 걸었다. 무풍에어컨이 기대보다 덜 시원하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역이용해 냉방 성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여기에 미세먼지 이슈를 적극 반영해 필터식 공기청정 기능을 더했다. 캐리어 에어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8단계 냉방 조절 기능을, 대유위니아는 바람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각각 내세웠다.
과도한 전기요금 우려에 대해서도 다른 해법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무풍 모드에서 전기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반면, LG전자는 ‘딥씽큐’라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위치와 생활공간을 학습해서 효율적인 냉방 효과를 도모했다.
이렇듯 제품 개발에 대한 방향성이 크게 갈리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선택이 더 쉬워졌다. 차가운 에어컨 공기가 싫은 사람이라면 삼성 무풍 에어컨을, 강력한 냉방효과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LG전자 휘센 에어컨이 적당하다.
# 냉방능력과 냉방효율은 다르다
에어컨 구매 전 냉방면적 산출 공식은 많이 알려져 있다. 아파트 평수를 2로 나눈 용량의 스탠드 제품을 거실용으로, 6평형(18.7㎡)~8평형(24.4㎡) 벽걸이 제품을 침실용 정도로 구매하면 된다. 냉방면적 대비 에어컨 용량이 작으면 냉방효율이 떨어져 전기요금이 더 많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냉방능력은 주로 와트로 표시되는데, 소비전력에 따른 냉방능력을 고려해 에너지효율 등급이 매겨진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 스탠드 제품은 1~2등급, 벽걸이 제품은 4~5등급이라서 소비자 입장에선 크게 변별력이 없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수치가 바로 ‘냉방효율’이다. 냉방효율은 2~10 사이의 소수점까지 활용돼 표기되며, 에너지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시중에 있는 모든 모델의 냉방효율이 공개돼 있진 않다.
LG전자는 올해도 듀얼 휘센을 베이스로 인공지능 기능을 더한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LG전자 제공
전기요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걱정은 제조사들에게 좋은 세일즈 포인트가 된다. 그래서 다양한 기술과 똑똑한 냉방 방식으로 전기요금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모드를 사용하건 간에 전기를 절약하면 그만큼 덜 시원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실내의 덥고 습한 공기를 빨아들여 건조하고 시원한 공기를 내뿜는 것이 에어컨의 기본 원리다. 이 과정을 빨리 진행하느냐, 천천히 진행하느냐, 띄엄띄엄 진행하느냐 정도의 차이로 이해하면 된다.
또, 최신 에어컨에는 여러 부가 기능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가장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능으로 스마트폰 원격 제어가 있다. 실내 공기 상태를 한 눈에 알려주고, 외출 후 귀가 시 미리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어서 이제는 필수 기능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 온라인이 가장 저렴…제품 상세설명 없는 곳 피해야
에어컨을 비롯한 거의 모든 가전제품은 인터넷에서 가격 비교 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다만 구매 조건에 기본 설치비용이 포함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에어컨 설치 시 전문 인력이 필요하기에, 수도권 밖 지방에서는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곳도 많다. 수도권에 살고 집안 구조가 복잡하지 않거나 이미 에어컨을 한번 설치한 집이라면 온라인 구매가 가장 저렴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양판점에서 각종 할인 프로그램을 활용해 구매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온라인 구매 시에는 기왕이면 단순 사양과 조잡한 이미지만 있는 판매 페이지보다는 화려한 이미지로 만들어진 상품 설명을 제대로 하는 곳이 좀 더 믿을 만하다. 유통 단계에서 삼성전자와 직접 거래하는 총판업체는 공식 판매용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저작권 문제로 이미지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에어컨뿐 아니라 다른 가전제품에도 통용되는 노하우이며, 설치가 생명인 에어컨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캐리어는 단순 온도 설정이 아닌 18단 냉방 조절 기능으로 지난해 나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캐리어 에어컨 제공
업계에서는 에어컨 신제품 개발 주기를 보통 3년으로 본다. 매년 신제품이 출시되는 것 같지만 이는 자동차로 따지면 ‘페이스리프트’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최초로 선보인 무풍 에어컨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1년이 지난 이후 부족한 냉방 능력과 결로 현상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LG전자는 2015년 선보인 듀얼 휘센이 3년차를 맞고 있다. 과연 내년에는 삼성 무풍에어컨에 대항할 어떤 신제품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봉성창 비즈한국 기자 bong@bizhankook.com
※이 기사는 축약본으로, 비즈한국 홈페이지(‘더 더워지면 늦는다’ 2017 에어컨 실전 구매가이드)에 가시면 더욱 자세한 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