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김재원 기자 = 경북 포항시가 최근 실시한 민간공원 조성 사업자들에 대한 평가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단순 실수인지 아니면 특정업체 봐주기인지 의혹이 일고 있다.
담당자들은 단순 실수라고 밝히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시 수뇌부와 업체 관련설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지난달 18일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 협상대상자 선정 공고를 했다.
학산공원과 장성공원은 단독제안한 협성건설과 서해디앤씨가 선정됐다. 환호공원은 아키션과 부영주택이 1, 2위 순위로 선정됐으며 양학공원은 세창, 보훈종합건설, 구일산업개발이 1, 2, 3위 순위로 각각 선정됐다.
그러나 선정 발표 후 업체들이 결과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시의 오류가 드러났다.
양학공원의 경우 공원조성 설치비용과 설치면적에 대한 점수 차를 기준대로 하지 않은 것.
포항시의 평가기준에 따르면, 공원시설 설치비용과 설치면적에 대한 계량평가는 비율이 높은 제안자를 기준으로 100%이상은 100점, 90%이상 80점, 80%이상 60점, 70%이상 40점, 70%미만 20점이다.
이로인해 비율이 가장 높은 보훈종합건설을 기준으로 20점씩 점수를 떨어뜨려야 하는데도 포항시는 5점씩만 점수를 낮췄다.
기준대로 하면 보훈종합건설과 세창의 점수비율은 200점 대 120점이 돼야 하지만 포항시는 이 점수차를 60점이나 줄여 200점 대 180점으로 평가했다.
이에따라 총점이 보훈종합건설은 793.75점, 세창은 825.15점이라며 세창을 1위로 선정한 것이다. 그러나 기준대로 했다면 보훈종합건설은 그대로 793.75점, 세창은 765.15점으로 1, 2위 순위는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잘못은 환호공원 평가에서도 점수차를 20점으로 하지 않고 5점으로 축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포항시는 시의 잘못에 대해 보훈종합건설이 반발하자, 자료에 회사명을 기재하지 않아야 하는데도 자료 20권 중 14권이 표기돼 있어 탈락 사유라고 밝히고 있다.
수개월 동안 포항시가 검토하고 평가한 후 공식적으로 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업체에게 갑자기 일부 자료에 업체명이 있다며 이제는 아예 탈락시키겠다는 것.
포항시 관계자들은 “점수배점 잘못은 담당자들의 실수”라며 “점수는 바로 잡을 것이며 회사명이 기재된 건도 탈락사유이어서 관련업체를 탈락시킬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양학공원 제안업체 평가점수는 1위가 세창에서 보훈종합건설로 바뀌기기는 하지만 보훈종합건설이 탈락되게 돼 결국 당초대로 지역업체인 세창이 1위가 된다는 의미이다.
이렇다 보니 지역에서는 “포항시가 지역업체 봐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는데, 지역의 한 인사는 시의 결과발표 이전부터 “시 고위층(?)에서 공사를 주기로 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시 수뇌부와 업체 관련설’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민간공원 조성사업은 수십년간 공원 등 도시계획으로 지정됐지만 사업이 추진되지 않아 지주들의 피해가 커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도심공원을 조성하자는 것으로 “공원이 다수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재산임을 고려한다면 지역업체에 공사 나눠주기식 보다 전체 시민과 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업체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편 충남 천안시는 민간공원 사업인 ‘노태공원 조성 제안업체 평가’에서 역시 담당 공무원의 잘못 등으로 문제가 발생해 업체가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2년째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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