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의 새 여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년의 백만장자 이혼녀가 경미한(?) 교통사고를 일으켜 다시 한 번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미 주간지 <내셔널인콰이어러>를 통해 알려진 40대의 이 여인은 현재 실명은 공개되지 않은 채 단지 어마어마한 재벌이자 실력가로서 ‘베일 속의 여인’으로만 알려져 있는 상태. 하지만 지난해 뉴욕에 위치한 클린턴의 사무실 앞에서 자동차를 후진하다가 그만 한 여인을 치는 사고를 일으켰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곤궁에 처하게 됐다. 당시 사고를 당한 39세의 흑인 여성은 “억울하다. 무언가 구린 구석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제대로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채 잊혀진 당시 사건에 대해 하소연하고 있다.
“클린턴의 입김이 분명하다.”
지난해 12월께 사고를 당했던 트레이시 리는 이렇게 말하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가 사고를 당했던 곳은 뉴욕의 할렘가에 위치한 125번가 앞. 이곳은 클린턴의 사무실이 위치한 곳으로서 사건 발생 당시 클린턴이 사무실에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사건의 정황은 이러했다. 정오 무렵 당시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길을 건너고 있던 리는 누군가 “조심해요!”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순간 후진하는 SUV 한 대를 보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피할 틈도 없이 그는 차에 쿵하고 부딪치고 말았으며, 곧 어깨 부위에 경미한 통증을 느꼈다.
그런데 더욱 놀라웠던 것은 자신을 친 것이 분명한데도 이 차가 순간 뺑소니를 치려 했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놀란 리는 도망가려는 차를 붙잡아 세우고 따지기 시작했다. 차 안에는 운전석에 앉아있는 금발의 여인과 함께 레게머리를 한 흑인 남자 한 명이 앉아 있었다.
리는 “이봐요! 날 치고 가면 어떡해요!”라고 소리쳤고, 운전석의 여인은 “세상에나! 미안해요!”라고 말하며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곧 클린턴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보이는 흑인 남녀가 건물에서 걸어 나왔고, 조수석에 앉아 있던 레게머리의 흑인 남자가 그들에게 “이 여성을 차로 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들은 큰일이라도 난 듯이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고, 리는 이들이 운전석의 여인과 아는 사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레게머리 남자는 이내 근처에서 이 광경을 목격한 남자에게 걸어가더니 지갑에서 뭔가를 건네주었고, 리는 “그때 분명히 돈을 준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경찰이 도착하자 그 목격자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발뺌을 했고, 레게머리의 남자와 건물에서 나온 흑인 남녀 역시 “전혀 본 것이 없다”고 둘러댔다.
모든 것이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없었던 일’로 되어 버렸던 것이다. 당시 경찰이 사건 경위서를 작성하긴 했지만 이마저도 얼마 후 경찰서를 찾았을 때에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이에 당시 어이가 없던 리는 변호인까지 고용했으며, 변호인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로 그를 위로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동안 연락이 뜸하던 변호인은 얼마 후 한 통의 편지로 모든 것을 뒤엎었다. 그만 사건에서 손을 떼겠다는 내용이었다. 대신 의사를 한 명 소개시켜 주면서 “모든 비용을 다 지불할 테니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라면서 연락을 끊어 버린 것. 변호인이 소개해준 병원에서 치료를 받긴 했지만 뭔가 미심쩍었던 리는 끝까지 변호인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그는 변호인으로부터 “아무에게도 이 사건에 대해 말하지 말라. 아무런 증거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당신만 다칠 것이다”는 말만 들었을 뿐 사건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해명도 듣지 못했다.
분명히 그 금발의 여인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고 믿은 리는 “아무래도 입막음을 한 것 같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연 그의 주장대로 백만장자인 익명의 이 여인이 손을 쓴 것인지 혹은 더 나아가 ‘은밀한 로맨스’가 언론에 공개되길 꺼려한 나머지 클린턴의 측근이 직접 나서서 입막음을 한 것인지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
하지만 “분명히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다”는 리의 말처럼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그저 후원자일 뿐이며, 친구일 뿐이다”는 클린턴의 주장 역시 어딘지 모르게 믿음직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