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수면제 과다 복용…간호 위해 남편 지상욱 당대표 경선 포기
전 배우 심은하와 남편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 사진=일요신문DB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의 아내이자 전 배우 심은하(45)는 지난 21일 연일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지난해 총선 당시 지 의원의 선거운동과 20대 국회의원 당선 당시에 잠깐 언급됐을 뿐, 잊혔지만 그리운 스타로 기억된 그의 갑작스러운 소식에 대중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이전처럼 복귀에 대한 소식이 아니라 건강과 관련된 심각한 소식이었기에 대중들의 당혹감과 놀라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전날 오후 3시경 남편인 지 의원이 <100분 토론> 녹화를 앞두고 바른정당 당대표 후보를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가족의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곁을 지켜야 한다”고 밝혀 심은하의 건강 이상설에 힘이 실리던 차였다.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당대표 경선 완주 의지를 밝혀왔던 지 의원의 갑작스런 사퇴는 부인인 심은하와 관련된 사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자신의 SNS에 “지 의원의 어머니가 쓰러지셨다고 들었다”고 언급하면서 ‘심은하 건강 이상설’에 붙은 불은 일찌감치 사그라지는 듯했다.
사건이 다시 전개된 것은 이튿날의 일이었다. 21일 <한국일보>의 단독보도로 지 의원의 사퇴 배경에 어머니가 아니라 부인인 심은하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심은하는 수면제 과다 복용이 의심되는 증상으로 20일 새벽 1시 급하게 서울 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응급 치료가 끝난 뒤에는 같은 병원 VIP실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심은하가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 수면제는 벤조디아제핀 계열로 불면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안장애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이달 초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설수에 올랐던 그룹 빅뱅의 멤버이자 배우 탑(30‧본명 최승현)이 과다 복용한 신경안정제와 같은 성분이다.
설로만 돌던 심은하의 건강 이상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대중들의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이미 지난해 남편인 지 의원의 총선 때부터 복귀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 차였다. 심은하의 연년생 두 딸이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딸들의 출연에 이어 본인도 공개적으로 복귀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연예인을 배우자로 둔 정치인이 으레 그렇듯, 지 의원의 선거운동에 참여해 화제를 몰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따랐다.
사진=지상욱 의원 인스타그램
다만 이 당시 심은하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한 내조’로만 지 의원을 뒷받침하면서 연예계 복귀설에 대한 관심을 일축시켰던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고 일부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심은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다시 한 번 폭발하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심은하는 21일 오후 늦게 지 의원을 통해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사실 관계를 알려왔다. ‘병원 입원과 관련한 입장’으로 운을 뗀 이 문자에서 심은하는 “최근에 모르고 지냈던 과거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발견하게 됐다”라며 병원 입원의 배경을 밝혔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정신적으로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사건이나 사고를 겪은 사람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인 불안장애를 말한다. 작게는 실연이나 배우자의 바람처럼 개인적인 일에서부터 크게는 대형 사건사고에 이르기까지 원인은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다.
심은하는 “약물치료가 필요했지만 지금까지 저의 의지와 노력으로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스스로 극복해 왔다”라며 “그러다 최근 약을 복용하게 되면서 부득이하게 병원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심은하는 건강을 회복한 뒤 이르면 하루나 이틀 사이 퇴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심은하는 드라마 <청춘의 덫> <엠> <마지막 승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등에 출연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모두 평정하며 명실상부 1990년대 톱스타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001년 갑작스런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뒤 2005년 한성실업 지성한 회장의 외아들인 지상욱 현 바른정당 의원과 결혼, 연년생 딸 2명을 둔 가정주부가 됐다. 은퇴를 선언했던 연예인들이 시간이 흐른 뒤 복귀 움직임을 보인 전례처럼 심은하 역시 복귀설이 지속 제기됐으나 2009년 전시회에 몇 차례 참석해 화가로서 활동했을 뿐 연예 활동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