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굵직한 인물들 물망…“문심에 달렸다”
부산지역 정가에서는 대권에 이어 부산시장도 여당이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부산시청 전경.
[일요신문] 2018년 지방선거를 1년여 남겨 둔 지금, 부산시장을 노리는 잠재 후보군들의 행보가 점차 분주해지고 있다. 여야 모두 셈법이 복잡한 가운데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서병수 시장의 인기를 감안하면 대권에 이어 부산시장도 여당이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벌써부터 여권 내에선 신경전이 흥미롭게 벌어지고 있다.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참신하고 경쟁력 있는 인물 찾기에 더 분주한 형국이다.
당초 여권 내에서 가장 강력한 부산시장 도전자로 거론된 인물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지난 14일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밝혔다. 당시 김 장관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가 주최한 인사청문회에 후보자 신분으로 참가해 부산시장 선거 불출마 입장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이날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애초 이 일을 맡기 전에 부산시장에 출마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부산에서 처음 하는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임기를 다 마치겠다. 사실 이번 장관 제의를 받고 부산시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아도 되겠구나하고 안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장관 후보자가 전국에 생중계된 청문회에서 불출마 입장을 밝힘에 따라 김 장관의 부산시장 출마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얘기가 돈다. 물론 김 장관의 이날 발언이 청문회를 의식한 정치적인 수사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서병수 부산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서 시장의 재선 도전 의지는 확고하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연합뉴스
최인호 의원은 당분간 의정활동에 치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 의원은 “우선 시당위원장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차곡차곡 챙겨 부산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데 집중하겠다. 헌법개정특위위원으로서 국민의 뜻이 반영된 개헌이 되도록 하는데 힘을 쏟겠다. 지역구인 사하구 발전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고 말했다.
박재호 의원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박 의원은 “초선으로 국회에 들어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개적으로 부산시장에 도전할 뜻을 내비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다만, 당내 경선이 이뤄진다면 분명히 나서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이 부산시장에 나서려면 현재 지니고 있는 직위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놓고 보면 결국엔 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문심’이 내년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당연히 서병수 현 시장이다. 서 시장의 재선도전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자신의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 4월 본보와 가진 인터뷰 당시에도 서 시장은 “꼭 다시 하고 싶다. 재임에 성공해 당면한 여러 현안들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 시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그다지 곱지 않다. 재임 기간 끊이지 않고 잡음이 생긴 게 그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공항 유치실패와 측근비리 등도 부정적인 요소이지만, 다른 무엇보다 엘시티가 그에겐 가장 큰 악재이자 잠재적인 뇌관이다. 현재 불씨가 거의 꺼진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 다시 타오를지 모른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방선거에 나선다면 부산을 택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선 당시 부산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바른정당은 당내 중진들이 부산지역에 다수 포진한 탓에 후보군을 예측하는 게 어렵지 않다. 김무성(중구영도구)·김세연(금정구)·하태경(해운대구갑) 의원 모두가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들 가운데 김세연 의원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대선 당시 의원직을 던지고 현재 미국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행보도 주목된다. 안 전 대표가 최대한 빨리 정치활동을 재개하려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몸을 던지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과 부산 모두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지만, 두 곳 중에는 연고가 뚜렷한 부산이 안 전 대표에겐 보다 수월한 곳임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안 전 대표가 지방선거에 나선다면 부산을 택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