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롯데호텔 제공
[일요신문] 초복이 끝나고 며칠 폭염이 지나가더니 금새 중복이 왔다. 초복, 중복, 말복을 모두 가리키는 말인 ‘삼복’은 우리 선조들이 조선시대 때 더위를 이겨내고 허약해진 기력을 충전하던 날이다. 물론 냉방 시설이 발달하고 영양 부족은 커녕 오히려 영양 과잉을 걱정해야 할 오늘날 복날 음식이 왜 필요하냐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도 삼복은 여름의 상징이자 가족들을 위한 ‘정’으로 자리잡은 풍습이다.
‘복달임’의 대표적인 음식 삼계탕(蔘鷄湯)은 영계의 뱃속에 찹쌀, 인삼, 대추, 마늘을 함께 채워 넣고 황기물에 푹 삶아 만든 음식이다. 한때는 ‘계삼탕(鷄蔘湯)’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아직 이렇게 부르는 어르신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삼계탕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재료인 인삼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약재료로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 증가, 피로 회복, 고혈압 억제, 항암, 자양강장 등의 효능을 갖고 있는 ‘만능 원기회복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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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에서나 양반들은 단백질 섭취를 위해 소고기를 먹었지만, 형편이 넉넉지 못한 서민들은 닭으로부터 영양소를 섭취했다고 한다. 닭고기에는 메치오닌을 비롯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새 살을 돋게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낸다. 특히, 닭날개 부위에 많은 성분인 ‘뮤신’은 성장 촉진, 성·운동기능을 증진시키고 단백질의 흡수를 높여준다.
이렇게 ‘든든한’ 음식인 삼계탕을 밖에서 지친 가족들을 위해 시도를 해보지만, 닭고기가 뭉개지거나 국물이 싱거워 번번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닭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가볍게 끓여내면 국물이 충분히 우려나지 않고, 국물을 내기 위해 오래 끓이면 닭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초복 때 실패한 삼계탕을 중복 때 성공적으로 끓일 수 있는 레시피를 공개한다.
천덕상 주방장의 호텔 레시피
닭은 5호(400~450g)의 영계를 사용한다. 부화한 지 50일 정도 지난 영계 것이 기름기가 적고 쫄깃해 삼계용으로 적합하다. 색은 선명하고 핑크빛이 돌아야 신선하다. 또한, 발끝과 목 절단면에서도 선홍색이 돌아야 한다.
호텔 주방의 ‘팁’은 ‘닭뼈 육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닭뼈의 영양과 맛을 육수에서 미리 우려내면 진한 삼계탕을 맛볼 수 있다. 닭뼈는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닭뼈 육수를 사용하면 삼계탕을 두 시간씩 끓이지 않아도 충분히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레시피의 핵심이다.
닭 속재료 삼계 1마리(400-450g), 밤,대추,은행,통마늘 각1개씩 수삼200g 불린찹쌀60g 닭 육수 닭뼈500g, 통마늘20g, 생강5g, 대추10g 수삼30g, 1. 닭은 내장 쪽의 지방을 손으로 제거하고, 꽁지 끝부분의 기름기를 칼로 잘라준다. 2. 닭 배속의 피를 모두 제거하고 물로 깨끗이 씻어준다. 3. 손질된 닭 목 부분에 구멍을 내고 손질해둔 밤과 찹쌀, 은행, 대추, 불려둔 찹쌀을 차례대로 넣는다. 이때 닭의 다리를 꼬아 내용물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고정시킨다. (찹쌀을 세 숟가락을 넣으면 익지 않기 때문에 두 숟갈만 넣는다) 4. 육수용 닭뼈는 찬물에 두 시간 동안 담궈 핏물을 제거한다. 5. 물 1.8L와 닭뼈를 넣고 중불로 25분을 끓여 닭뼈 육수를 만든다. 6. 닭뼈 육수에 속을 채운 삼계와 인삼, 마늘, 생강을 넣고 50분간 삶는다. 7. 끓인 삼계를 접시에 담아내고 채썬 파를 뿌려 마무리한다. |
사진= 천덕상 우수숙련기술자 ⓒ이종현 기자 (현) 롯데호텔 서울조리팀 무궁화 한식총괄책임자 (현) 한국 산업인력공단 조리부문 전문위원 (현) 농수산물유통공사 해외조리사 양성부문 자문위원 (전) 호서전문학교 호텔조리학과 겸임교수 (전) 경민대학교 호텔조리학과 겸임교수 (전) 스위스 다보스 경제포럼 한식총괄 담당 (전) 한국 산업인력공단 조리부문 전문위원 (전) 한불문화예술축제 한식세계화 한식 총괄담당 (전) 미국 뉴욕 한식당 및 식음 부문 견학 |
정리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