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최단시간 40승 기록한 이효식 기수>
이는 5개월만의 복귀전에서 시종일관 유연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차지한 결과물이다.
이날 김 조교사는 직전주로에서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한 게 컸다. 전신을 활용해 ‘페이스조절’을 말(馬)과 교감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주마는 다른 말들과 경쟁하며 앞으로 치고 나가려는 습성이 강하다. 기수가 이를 방치할 경우 경주마는 초반에 모든 힘을 잃고, 후반에 들어선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경주길이가 길어질수록 이는 승패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기수는 경주마의 에너지(능력)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경주거리, 말(馬)습성 등을 고려해 주행을 적절하게 제어해야한다. 이것을 경마에선 ‘페이스조절’이라 부른다.
그렇다고 무작정 초반 비축한 힘을 중후반 이후 폭발시키는 게 능사도 아니다. 경주마에 따라선 초반에 잘 뛰지 않으려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기수가 처음부터 적절하게 추진을 하며 따라가야 후반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이처럼 페이스조절은 미세하면서도 기술적인 부분이 작용하기에 일반인이 경주화면만 보고 조절이 잘되었는지 유무를 판단하긴 쉽지 않다.
성장기의 기수후보생들에게 있어 페이스조절 방법을 익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때 기수후보생들은 단순히 힘으로만 페이스를 조절하지 말 것을 주문받는다. 온전히 힘으로만 경주마를 제어하려할 경우 직선주로에 접어들기도 전에 말과 기수 모두 지쳐버리는 탓이다.
좋은 기수일수록 최대한 말과 싸우지 않으면서 원하는 속도로 경주마를 리드하며, 이를 두고 흔히 ‘감각이 좋다’고 평한다.
또한 기승술이 좋은 기수들은 경주 중 말의 걸음걸이, 고삐를 통해 전해지는 느낌 등을 통해 경주마의 남은 에너지를 감각적으로 느낀다고 한다. 이것은 기수가 추입시기를 판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필연적으로 경주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마사회 경마교육담당 김훈 교관은 이와 관련해 “(기수가)힘이 강하고, 체중이 있을 경우 페이스조절에 이점이 있긴 하나, 그보단 무게중심, 밸런스 조절능력이 더 중요하다”면서, “팔과 다리, 주먹과 손목 힘 등 전신(全身)을 활용해 말과 교감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는)상당히 감각적인 능력을 요구하며, 승부근성도 필요하다”며, “이효식 기수가 그 부분에서 탁월하다”고 말을 더했다. 참고로 이효식은 지난해 데뷔식을 가진 신인기수로 한국경마 사상 최단기간 40승을 달성한 ‘슈퍼루키’이기도 하다.
상기와 같은 이유로 ‘페이스조절’은 ‘경주전개’와 더불어 기수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여기다 ‘매끈한 출발’과 ‘경주마 능력’까지 겸비하면 해당 기수와 경주마는 경주로에서 그야말로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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