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뒤로 빼며 못 앉게 하고 집단으로 비웃어...
지난 6월 1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울산 동구의 중학교 1학년생 이승민 군(13)은 이에 앞선 지난 4월 28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바 있었다. 학교와 울산시청은 승민 군의 극단적 선택 시도 뒤 학교폭력을 판단하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두 차례 열어 “승민 군의 극단적 선택 시도 이유는 개인의 문제지 학교폭력 탓이 아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관련기사)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승민 군의 극단적 선택 직전 학교폭력이 있었다고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28일 오전 승민 군이 자신의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주위 동급생들은 승민 군의 의자를 뒤로 빼고 밀치며 “여기 네 자리 아니니까 다른 데로 가라”고 집단으로 따돌렸다. 주변 동급생은 이런 상황을 함께 비웃었다. 승민 군은 괴로움을 참지 못하고 이내 학교 3층 복도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지려 했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자리를 두고 이뤄진 집단 따돌림은 학기 초부터 여러 차례 계속됐다고 경찰조사 결과 나타났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지 않는 승민 군의 말투를 따라 하고 자는 승민 군을 때려 깨우는 등의 행동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드러났다.
경찰청 파견 수사관은 지난달 24일 이 사건을 내사에 착수했다. 울산지방경찰청 역시 지난달 26일부터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 결과는 8월 안에 나온다고 알려졌다.
승민 군의 극단적 선택 시도 직전 학교폭력이 있었다고 드러나며 학교와 울산시는 궁지에 몰렸다. 학교와 울산시청은 피해학생은커녕 피해학생의 진술조차 받지 않고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두 차례 결론 내렸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
승민 군이 다녔던 울산 동구의 한 중학교. 최근 학교폭력 은폐와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