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고 시는 뒤에서 밀고 따라가 주는 것이 진정한 자치(自治)
조병돈 이천시장
[이천=일요신문] 유인선 기자 = 조병돈 시장은 집에서 시청까지 걸어서 출근을 한다. 그것은 출근길에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과 아침인사를 나누기 위해서다. 처음엔 ‘누군데 인사를 하지?’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시민들이 이젠 먼저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조 시장. 그는 늘 사물과 물질이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를 희망한다. 이천에서 태어나 이천과 함께 성장한 입지전 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는 조 시장. 민선 4, 5기를 거쳐 민선 6기까지, 이천 시민들에 선택을 받아 자치단체장 3선을 연임하고 있는 그의 하루는 늘 시민들과 함께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행복도시’ ‘살기 좋은 35만 계획도시’를 향해 역동적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조 시장을 만났다.
- 3선 시장으로 연임하면서 11년간 이천시의 미래을 위해 달려왔다 . 소감은
그 동안 경제·교육·문화·환경 등 많은 분야에서 성과를 얻었지만, 지금까지 성취한 것 보다 이루어야 할 것이 더 많다. 지금까지 힘든 여건을 극복하고 어려운 환경에 도전하며 이천시의 성장을 이끌어 오면서 각종 수도권 규제정책에 굴하지 않고 이 만큼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성장시켰다는 자부심도 크지만 이런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시민의 성원과 응원이다. 시민 여러분들에게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깊이 새기고 있다. 앞으론 외·유형적 성과 뿐 아니라 내·무형적 가치에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중 하나가 보다 성숙한 시민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사물과 물질이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인문학적 가치 실현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나갈 생각이다.
이천시는 지난해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로도 지정됐다. 이렇게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천시에는 읍면별로 평생학습사가 있어서 평생학습이 아주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평생학습사들과 주민자치위원회의 오랜 노력이 모태가 되어 글로벌 학습도시로 지정된 것 이다.
인문학적 감성과 가치실현을 위해서는 많은 시민들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많이 읽으려면 우선 책을 쉽게 빌려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서관이 별로 없는 읍면시민들을 위해 곳곳에 거점 도서관을 만들고 있다. 현재 거점 도서관 개수는 전체의 반 정도이지만 곧 완성될 거라고 본다.
이천 종합병원 기공식
- 이천 시민과 35만 계획도시를 약속했는데 추진과정과 상황은
민선 4기부터 지금까지 ‘인구 35만 이천 건설’에 맞춰 1천여 공직자들과 이 꿈과 희망을 향해 쉼 없이 달려 왔다.
이천시는 지난 2008년 계획인구 33만의 ‘2020 도시기본계획’을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국토해양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당초 인구 26만 명 이상의 도시는 안 된다고 했지만 여러 가지 객관적 데이터를 갖고 정부를 설득해 ‘2020 도시기본계획’을 얻어낼 수 있었다. 보통 인구가 30만 이상은 되어야 자족도시가 된다는 것이 도시학계의 정설이다. 이에 맞춰 이천시는 이를 조금 상회하는 35만 계획도시 건설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천시는 매년 인구가 3,000~3,500명 정도 늘고 있다. 과감한 투자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경강선 개통 등으로 이천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5분이면 서울 강남까지 갈 수 있게 돼서 주거 선호 지역이 되어가고 있다. 현재는 1년에 평균 3,000~3,500명이 늘고 있지만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으로 인해 한 해에 만 명 이상 인구가 늘지 않겠나 하는 예상을 한다. 또한, SK하이닉스 증설과 신규 투자 유치는 물론, 자연보전권역 택지개발 사업인 중리·마장택지 조성 사업, 도자 예술촌 조성, 민주화운동 기념공원과 서희 테마공원 개원, 319 병상 규모 종합병원 착공 등 35만 명 계획도시 밑그림을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교통과 주거 인프라가 완성되어 정주 여건이 개선되면 이를 바탕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도 조성해 첨단 산업도시로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35만 계획도시를 위해선 다양한 일자리가 필요한데
민선 4기부터 지금까지 공 들여온 정책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이천시는 경기도 31 개 시,군 가운데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고용률 1위를 석권했다.
사실 이천시는 각종 수도권 규제로 인해 기업의 신, 증설과 공장입지가 대단히 어려운 지역이다. 그럼에도 이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비결은 맞춤형 취업정보를 신속히 제공하는 일자리시스템이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천시가 펼치는 일자리 정책의 히든카드는 적극적인 기업 유치다.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자치법규 규제조항은 과감히 폐지하면서 이천시는 지방규제 정비실적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4년 전 약 890개였던 기업체수가 최근 1,000개로 증가했고 공장 인.허가를 받고 공사 중이거나, 건설예정인 기업체들도 있어 기업유치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기적인 정책의 실현일 뿐이다. 이제는 세계적인 도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시대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경쟁으로 먹고사는 시대는 끝났다. 입지 규제를 통한 기업 경쟁력 약화는 향후 국가 경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새 정부 일자리 정책에는 전적으로 신뢰를 보낸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처럼 임금을 통한 경제적 자립은 복지예산을 줄이고 오히려 세입증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기에 정부는 우선적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채용은 기업이 한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철 지난 규제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 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강화할 시기다.
- 이천시는 수도권규제의 대표적인 도시로 꼽힌다. 규제철폐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천은 수도권정비계획법 중 자연보전권역에 속하기 때문에 규제가 많다. 특히 대한민국 국민 절반이 마시는 물이 있는 팔당 상수원을 자연보전권역에 속한 7개 지자체(경기도 광주, 용인, 남양주, 이천, 가평, 양평, 여주)가 담당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천시 14개 읍·면·동 모든 지역이 자연보전권역과 수질오염 총량제에 묶여 있다. 게다가 면적의 51%가 팔당상수원특별대책 2권역에 편입돼 있다.
7개 지자체에 대해 환경부는 수질오염 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수질 오염총량제는 목표 수질을 정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오염물질 허용총량을 정해 해당 유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허용총량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수질오염 총량제를 통해 통제하는 만큼 다른 개발 부분을 규제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그런 내 의지를 표명했다. 동부권 상류 7개 지구 시장·군수와 민간위원들이 모여 특별대책 발표도 했고, 중앙정부 장관 면담 요청도 했다.
이밖에도 현재 수도권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법령은 한두 개가 아니다. 국토법, 수정법, 산집법, 환경정책기본법, 오염총량제, 팔당·한계수계고시 등 규제 위에 또 다른 규제를 엎어 놓은 상태라고 보면 된다. 또한 전국 226개 시·군·구 가운데 동부권 5개 시·군에만 4년제 대학이 들어올 수 없다. 우리 지역에서 고등교육을 받을 권리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한 셈이며 원거리 대학 진학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부담시키는 행위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철 지난 규제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 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강화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천시민 원탁회의
- 이천시는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운동인가
이천시는 2010년 7월20일 우리나라 최초로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됐다. 이때부터 해외 선진도시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으로 성장 했지만 시민의식과 공중문화는 선진국과 비교해서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부족한 부분과 잘못된 점을 바라잡고 올바르게 세우자는 것이 ‘참시민 행복나눔운동’이다. 일종의 도덕성 회복과도 상통한다, 추진방향과 실천과제는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민원탁회의’를 열고 배려와 존중을 생활화 하자는 12가지의 실천과제를 정하고 시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시에서는 ‘참시민 행복나눔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도적인 뒷받침을 위해 「이천시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 추진 및 지원조례」를 2016년 7월 중 제정했다. 이천시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 이천시 이·통장단 연합회, 새마을운동 이천시 지회 등 7개 지역 단체와 ‘참시민 행복나눔운동’ 정착을 위한 공동실천 협약을 체결했다. 34개 단체 36명으로 구성된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 실무협의회도 구성해서 ‘참시민 행복나눔운동’ 확산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7월에는 ‘참시민 행복동행’을 창간해서 시민 모두가 보다 쉽게 ‘참시민 행복나눔운동’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밖에도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원 등 다중이용시설 43개소를 선정하고 기관단체에서 직접 상시 관리하는 ‘다중이용시설 입양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문화운동은 비록 소도시 이천에서 출발했지만 전국 곳곳으로 울려 퍼져 대한민국의 품격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리는 한 줌의 밀알이 되었으면 하는 큰 희망을 갖고 있다.
- 1년여의 임기가 남았다. 임기를 마치고 난 이후 어떤 계획이 있을지 궁금하다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우선은 정치적으로 아직 덜 성숙해 있는 이천에 정치문화개선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천 젊은이들이 정치적인 소양을 많이 쌓아서 시의원으로 들어오고, 거기서 더 잘하는 친구들은 도의원으로 가고, 후에 국회의원이나 시장을 하면서 정치 역량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은 지역구 의원들이 중앙정부에서 공직자나 검찰 출신이 낙하산처럼 오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아무래도 이천이라는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역 주민만큼 클 수가 없다. 이천을 정말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그 지역 주민들 마음을 꿰뚫을 것이다.
정치는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건 중앙 무대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을 사랑해야 국가도 사랑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 젊은이들을 위한 인재 포럼을 만들어서 지원하고, 도와줌으로써 성숙한 인재들을 키우고 궁극적으로 지역이 더 발전할 수 있는데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평소 ‘행정은 겸손한 스포츠’라는 생각을 한다. 아무리 개인기가 뛰어나도 동료 선수들과 도움을 주고받지 않고는 경기에서 승리할 수 없다. 훌륭한 정책도 시민의 호응과 참여가 없다면 어떤 행정도 성공할 수 없다.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이천시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갈수록 서민의 힘든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고 실업에 따른 청년의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어려워서 밥 굶는 사람,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 없는 ‘행복한 동행’ 이천을 위해 더 뛰고·노력하겠다.
시민 여러분께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는 위로의 인사를 올린다.
조 시장은 도시의 ‘유토피아’를 시민의식의 함양과 어려운 사람도 함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동체, 그리고 그와 함께 문화예술도 함께 상생 발전하는 도시라고 믿는다.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시민들이 의논을 통해 “이것 좀 해야겠다”고 하면 시는 뒤에서 밀고 따라가 주는 것이 진정한 자치(自治)라고 말하는 조 시장. 그에게 이천은 생명에 근원이자 삶에 정점인 것이다.
조병돈 이천시장. 그는 1949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나 이천농고를 졸업하던 1967년 양평군 양동면에서 5급 을류(현재 9급)공무원을 시작, 이천시 부시장, 경기도 건설 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민선 4,5기를 거쳐 민선 6기 시장으로 35만 자족도시 건설을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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