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 환자, 섣불리 산 오르면 증상 악화될 우려
이현우 과장
허리가 안 좋은 분들은 산행 전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주의해야 하고 사전 준비도 필요하다. 우리 몸의 기둥이 되는 척추, 그 척추를 바로잡아주는 척추 기립근이 있다. 등산은 척추 기립근을 강화시켜서 몸의 기둥을 더욱 튼튼하게 한다.
구포성심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이현우 과장은 “등산은 척추 기립근을 강화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척추퇴행성 질환이나 골다공증을 진단받은 사람들은 등산을 할 때 조심해야 합니다. 산을 오를 때는 허리가 편하다고 느끼지만 내려올 때는 허리에 불편함과 통증을 느껴 발을 헛딛어 넘어지기 쉽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넘어지면서 허리, 넙적다리 뼈가 부러지는 골절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며 “특히 산을 내려올 때는 상체가 뒤로 기울어지기 때문에 척추협착증이나 요추 디스크질환이 있는 분들은 허리에 통증을 느낍니다. 또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발목, 무릎, 허리에 가해지는 체중이 증가하기 때문에 각각의 관절에도 많은 부담을 줍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등산 후 허리에 통증이 있다면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단순 근육통인 경우 1주일 전후로 통증이 호전된다. 물리치료와 온찜질, 반신욕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하지만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단순근육통이 아니라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움직이기 힘들만큼 심한 통증인 경우 참지 말고 빨리 병원에 방문해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등산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몸 상태다. 평소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가 뻐근하고 정오 무렵이 되야 편해진다면 본인의 허리건강을 위하여 병원을 방문해 볼 것은 권한다. 산을 오를 때는 목, 등, 허리, 무릎에 부담이 되는 무거운 배낭은 피하도록 하며, 등산 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의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만약 등산 중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넘어진 사람을 만났을 경우 부상당한 사람을 업거나 부축해서 내려오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다친 사람을 부주의하게 이송하려다 더 큰 손상을 초래하는 2차 손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에서 넘어진 후 혼자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라면 119에 연락한 후 기다리는 것이 좋다.
구포성심병원 신경외과 이현우 과장은 “등산에 앞서 척추, 무릎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긴장을 적당히 풀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의 건강상태에 맞는 산을 선택하여, 느긋한 마음으로 주위 경치를 즐기며 천천히 산을 오르는 것이 좋습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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