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리더’ 윤장현 재선 움직임 속 다자구도
-민주당, 민형배 강력 의지 피력 강기정·이용섭도
-국민의당, ‘다선’ 김동철·박주선·장병완 터 다지기
-치열 당내경선 물론 본선까지 접전 벌일 듯
[광주=일요신문] 이경재 기자 =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최장 10일간의 추석 연휴 밥상머리의 최대 화두는 단연 내년 지방선거다. 추석 연휴 기간이 길고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윤곽이 드러나는 속에서 이번 추석의 정치적 의미가 크다. 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데다 추석 민심이 향후 본격화될 경선 레이스의 초기 판세를 미리 보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내년 호남지역 지방선거는 집권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과 제2야당인 국민의당 사이에 ‘호남 맹주’ 자리를 놓고 올해 대선에 이어 치열한 혈투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도심 전경 <광주시 제공>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치열한 양당 대결구도는 지난 2006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맞붙은 4회 지방선거 이후 12년 만이다. 5·9 대선 압승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와신상담 반전을 노리는 ‘호남 여당’ 국민의당 간의 양보할 수 없는 한 판 대결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호남에서의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압승이 호남 정치 지형의 근본적인 변화인지, 전략적 선택에 따른 일시적인 표심의 이동인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컷오프와 거물급 인사 투입, 각 당의 선거 직전 지지율 등이 변수이며 선거구도도 매우 복잡해져 선거 결과를 전체적으로 예측하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정가를 중심으로 일부 합당, 복당 등의 전망까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데다 균형발전을 위한 자치구간 경계조정이 추진되고 있는 점도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 치열한 당내 경선···드러난 후보군만 6명
민주당에서는 재선 도전이 유력한 윤장현 시장에 맞서 3선의 강기정 전 의원, 민형배 광산구청장, 최영호 남구청장, 이병훈 동남을위원장, 이형석 민주당 최고위원 겸 광주시당 위원장 등이 유력 주자로 꼽힌다. 여기에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국정에 참여한 뒤 내년 시장 선거에 ‘선수’로 출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하게 제기된다.
윤 시장은 전국 광역단체장 중 유일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됐지만 민주당에 남아 문 대통령의 당선에 힘을 보탰다. 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 등극한 데다 최근 정당 지지율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재선 가도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5·18정신의 헌법 명문화 및 미완의 과제 해결, ‘광주형일자리’ 전국화 등 민선 6기 광주시 현안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도 윤 시장의 존재감 입증에 한몫 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당내 경선이다. 이들은 하나뿐인 공천장을 거머쥐기 위해 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민형배 광산구청장이 유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민 구청장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 길로 간다”며 시장 선거 출마 결심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도 앞서 실현한 바 있다. 참여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 함께 일한 인연을 이어오며 청와대와 중앙정부의 ‘핫라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현실정치를 떠나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확실한 ‘경제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하며 광주시장에 세 번째 도전장을 내밀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 전 의원도 대선 기간 문재인 캠프의 총괄수석본부장을 맡아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주도했다. 지난 2016년 4·13 총선에서 정치 2선으로 물러난 뒤 독일로 떠난 강 전 의원은 대선 국면에서 종합상황실장직을 맡아 지역발전 전략을 추진하며 정계에 컴백했다. 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고심하던 최영호 남구청장은 마침내 9월 26일 출마를 선언했다.
광주시청 전경 <광주시 제공>
#국민의당 다선 국회의원 경합
국민의당의 텃밭으로 자리잡은 호남이지만 이번 대선에선 민주당의 압승을 막지 못했다. 국민의당은 광주시장 선거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광주 8개 지역구를 모두 석권했지만 올해 대선에서는 참패, 광주시장 선거 결과가 당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현역 중진 국회의원들이 출마를 저울질한다. 4선인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3선의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른있다. 이 중에서도 장병완 의원이 유력 주자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장 위원장은 MB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막힌 광주·전남의 현안 해결을 통해 ‘지역 일꾼’으로, ‘예산 파수꾼’으로 입지를 확고히 해 왔다는 평가다 .
지난 대통령 선거 국민의당 경선에 출마했던 박주선 국회 부의장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지만 경선 당시 “광주시장 출마를 염두해 대선주자로 나섰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다. 그럴 생각도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실제 광주시장 출마는 불투명한 상태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광산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대표는 지역 경제계를 중심으로 강한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선 패배 후 혼란스러운 당을 이끌고 있는 상황인 탓에 현재까지 광주시장 선거와 관련해 선을 긋고 있다.
지역 최다선인 6선의 천정배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당 소속 의원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가 철회한 바 있는 천 의원은 시장 선거 출마와 관련 “광주에 국한된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직접 출마는 부인했으나 “역할은 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3선 임기 만료를 앞둔 송광운 북구청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여기에 원내 5당 중 자유한국당, 정의당, 바른정당이 후보자를 내고, 무소속이 가세할 경우 광주시장 입지자는 1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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