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한경환 부장판사)은 11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 A씨(45)에게 검찰이 구형한 사형보다 형량이 낮은 징역 35년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 따르면 성형외과 전문의인 A씨는 지난해 11월, 아내 B씨(45)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골격근이완제를 주사했다. B씨는 응급처치를 받고 깨어났다.
A씨는 3월 11일 오후 같은 방법으로 충남 당진 자신의 집에서 아내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약물을 주입했고 B씨는 결국 심장마비로 숨졌다.
A씨는 태연하게 장례까지 치르고 아내의 재산과 보험금 등 7억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죄 행각은 유족이 경찰에 재조사를 요청하면서 사건 전모가 드러났다. A씨가 재혼한 아내 B 씨와 부부싸움을 한 뒤 이혼 대신 살인을 준비한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재혼한 아내의 도움으로 성형외과를 개업한 A씨는 아내 명의의 수억 원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아내를 살해하는 극단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금전 문제 등으로 아내와 가정불화를 겪다가 이혼할 경우 병원 운영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한차례 미수에 그쳤음에도 치밀한 사전계획에 따라 아내를 살해하고 병사로 위장한 것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해야 할 의사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의 지식을 살인 도구로 활용했고 가족을 잃고 고통에 잠진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