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감사 증거 고스란히 담긴 녹취록 공개
총 518명의 입사자 중 493명이 채용비리에 연루돼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강원랜드 채용 비리는 지난 2013년 7월에 공직복무관리관실에서 현장 감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69명의 특혜의혹 명단을 입수하고도 채용비리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 등 미온적 태도와 부실 감찰 등으로 숱한 의혹이 제기됐다.
그런 가운데 김해영 의원은 지난 12일 부실감사의 정황이 고스란히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하고 갔어요”, “그렇게 감사받으면 감사받을 맛 나는 거죠”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녹취록은 대화에 나오는 사람은 2013년 7월 공직복무관리관실 소속 감찰반으로부터 2일간 감찰을 받은 사람으로 채용비리의 핵심인물인 전 강원랜드 인사팀장이다.
이상한 인사도 진행돼 논란이다. 바로 규제조정실 규제심사관리관이던 민 모 국장이 지난 8월 17일 공직복무관리관으로 온 사실을 두고서다.
민 모 국장은 2013년 당시엔 공직복무관리관실 기획총괄과장으로 있었다.
2013년 당시 미진했던 감찰이 문제될 것을 우려해 당시 총괄과장을 국장으로 복귀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민 국장은 지난달 산업부의 국회 국정감사 자료제출을 막은 공직복무관리관실의 총괄국장이기도 하다.
김해영 의원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어렵게 취업을 준비하는 수많은 청년구직자의 기회마저 박탈하는 범죄행위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부실했던 감찰과 2017년 진실을 뒤덮으려는 은폐의혹에 대한 국무조정실의 판단과 결정의 배경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김해영 의원실이 언론에 배포한 녹취록 전문이다.
<국회관계자(국회)-강원랜드 前 인사팀장(강원랜드) 녹취록>
(국회) 복무담당관실 직원들이 우리 강원랜드 지난 2013년도 초에 있었던 그 대규모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갔죠?
(강원랜드) 예, 해서 내가 그 확인서를 썼는데 그 확인서가... 내가 뭐라고 썼냐면...그 그 친한 사람들이 청탁을 해서 좀 힘들었다. 이런 거를 확인을 받고 갔어요.
(국회) 어쨌든 조사를 받아보신 입장에서는 ‘아 이 사람들이 대충하는구나’ 이런 느낌이 있으셨던 거죠?
(강원랜드) 그렇게 감사받으면 감사받을 맛 나는 거죠.
(국회) 그렇죠. 그러니까 보통의 경우엔 이렇게 채용감사 같은 경우는..
(강원랜드) 어우. 힘들어요.
(국회) 굉장히 집요하고 굉장히 피곤하게 조사를 하는데
(강원랜드) 예예.
(국회) 그분들이..복무담당관실 직원들은 그렇게 안 했다는 거잖아요.
(강원랜드) 그런 느낌을 받았죠.
(강원랜드) 제 의견을 말씀드릴게요. 의견. 그거에 대해서는 긴가민가한 거 같고, 긴가민가한데 조사하자니 너무 클 거 같고, 그냥 대충 넘어가는 느낌이요.
(국회) 그걸 조사하면 좀 일이 커지니까..
(강원랜드) 커지고 너무 많고, 방법도 찾기가 쉽지 않잖아요.
(국회) 그러겠죠.
(강원랜드) 그러니까 단시간 내에..
(국회) 네.
(강원랜드) 약간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하고 갔어요.
(국회) 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