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부재 속에서도 3분기 매출 62조 원, 영업이익 14조 5000억 원의 사상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사진=일요신문DB
13일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 매출 62조 원에 영업이익 14조 5000억 원의 잠정실적(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앞서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실적 전망치 평균(14조3천8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조 2000억 원보다 무려 178.9%나 늘어나 거의 3배 수준을 보였다.
특히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지난 2분기의 14조 700억 원 역시 넘기면서 한 분기 만에 새로운 기록을 갱신했다.
이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47조 8200억 원)에 비해 29.7%, 전분기(61조 원)에 비해서는 1.7% 증가하면서 2분기 연속 60조 원대를 기록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의 11.0%보다 무려 12.4%포인트(p) 오른 23.4%를 나타냈다. 이는 100원어치를 팔아 23.4원의 이익을 남긴 셈으로,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다.
삼성전자의 신기록 행진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부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 덕분이다.
이날 잠정실적 발표 공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만 10조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측했다.
IM(IT모바일) 사업부문도 지난해 갤럭시 노트7의 발화 사고 충격에서 벗어나 후속작 갤럭시 노트8의 출시 효과가 반영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전망은 더 밝을 것으로 예상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플렉서블 OLED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매출은 70조 원을 처음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17조 5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매출은 245조 원, 영업이익 55조 원을 기록하게 돼 이전 최고기록이었던 2013년 실적(매출 228조 6900억 원, 영업이익 36조 7900억 원)을 뛰어넘는다.
특히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8조 5000억 원에 달해, 이미 역대 연간 최고 영업이익 36조 7900억 원을 이미 돌파했다.
그러나 이런 신기록 행진에도 삼성전자는 고심이 깊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
뇌물공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 역시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서울병원 VIP실에 입원치료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지 벌써 3년이 넘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