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합병원 심뇌형관센터와 응급의료비 대불제도
온종합병원 심뇌혈관센터
[부산=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지난 주말 자정무렵 온종합병원에 응급환자 한명이 도착했다. 한국으로 돈을 벌기위해 중국에서 온 50대의 환자는 지인의 집에서 수면을 취하던 중 가슴의 답답함과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고, 심상치 않다는 걸 직감한 지인은 환자를 곧바로 집에서 가까운 온종합병원 응급실로 데려왔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추정, 공황 상태에 빠진 환자를 최대한 안정시키고 심장내과전문의를 즉시 호출했다. 30분 만에 도착한 정상렬 심장내과 과장(사진 앞줄 가운데)은 환자와 동행한 중국인 지인에게 응급상황을 설명하고 관상동맥조영술에 들어갔다.
예상대로 세 개의 심장혈관 중 가장 중요한 부위(좌전하행지)가 혈전으로 꽉 막혀 있었다. 당장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해 막힌 혈관을 뚫어야만 했다. 그때가 통증이 시작되고부터 1시간 여 경과한 상태. 급성 심근경색증의 경우 증상이 있은 후 90분 이내에 혈관을 확보해야 한다.
망설일 틈 없이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했다. 시술과정도 만만찮았다. 격심한 구토와 함께 호흡곤란, 악성 부정맥, 저혈압이 잇따라 나타나는 바람에 악전고투를 치렀다. 딱 1시간 30분 만에 환자를 다시 살려냈다.
하지만, 중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90일 비자를 받고 일용직으로 들어온 그는 4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치료비를 부담할 수 없었다. 이에 온종합병원에서는 응급의료비 대불제도로 환자의 치료비를 처리하였다.
응급의료비 대불제도는 그 중국인 환자처럼 당장 돈이 없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걸 막기 위해 국가가 병원에 응급치료비 부담을 보증하고 나중에 개인에게 되돌려 받는 제도다. 환자는 나중에 대한민국에 천만 원 남짓 치료비만 갚으면 된다. 중국인인 그가 대한민국 국민들도 잘 모르는 ‘응급의료비 대불제도’의 혜택을 받고 목숨까지 건졌다.
온종합병원 정상렬 부장은 ‘위험하고 어려운 시술이었지만, 골든타임 내에 시술을 마무리 할 수 있어 현재 건강한 상태로 회복중이다. 위험한 순간에도 빠르게 잘 대처하여 위험한 상황은 넘긴 것 같다.’ 라고 전했다.
온종합병원과 대한민국의 의료해택으로 인해 한 중국인이 다시 새 삶을 찾게 된 것이다. 현재 한중의 관계가 매우 냉랭하지만, 이 사실이 중국 당국에도 알려져 사드(THAAD)갈등으로 틈새가 벌어진 한중관계 개선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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