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국화에 눈이 황홀... 마무리 되지 않은 공사와 파닥 파쇄석 도마에 올라
2017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8일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경남=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제17회 마산가고파 국화축제가 8일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가을, 국화로 물들다’를 슬로건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진행된 축제는 마산어시장 장어거리 앞과 창동·오동동 부림시장 일대를 10만 5천본의 9500여 작품으로 물들이며 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을 국화의 향연으로 초대했다.
축제장에 전시된 국화는 창원시농업기술센터와 연계된 국화재배 농가의 작품이다. 축제장에 들어서면 정신이 빠질 정도의 아름다운 국화 작품들을 탄생시키기 위해 창원농업기술센터는 재배농가와 1년 전부터 전시 계약 후 작품 준비를 진행해 왔다.
아이들이 좋아할 뽀로로와 스머프 하우스, 연인들을 위한 국화터널, 인증샷으로 지나칠 수 없는 상어모형, 더 큰 창원의 힘을 표현한 지구본 조형물 등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였다. 또 국화 육묘기술의 정수인 다륜대작 ‘천향여심’은 1520송이의 국화를 피우며 신기록에 도전했다.
창원시는 메인 축제장을 다녀간 관람객 수만 15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창동·오동동 부림시장까지를 포함한다면 200만은 훌쩍 넘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도 컸다. 11월이면 조용하던 장어 거리도 성수기 이상으로 활기가 넘쳤다. 전년 동 기간 대비 200% 매출액 증가와 500% 손님 증가가 있었으며 어류 도매 출하 물량도 70% 이상 증가해 소매단위 최대 10배까지의 매출 증가가와 홍보 효과 또한 컸던 것으로 짐작된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상인연합회는 바지선 분수, 루미나루 빛의 문, 입구 게이트 등을 협찬하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후문이다.
진해 명물 거북이빵. 100% 국산 통단팥으로 가득 채워져 자꾸 손이 간다.
축제장 부스도 지난해 단순 즉석식품 부스에서 벗어나 창원의 특산물을 선보이는 장으로 꾸려져 특산물인 국화차와 미더덕, 진해구 명물로 지정된 거북이 빵 등 다양한 먹거리와 상품이 선보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축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을 위해 유모차 대여 서비스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축제가 국내외적으로 알려지면서 마산에서 재배한 국내 육성품종인 ‘백마, 수미’ 국화 100만 본이 일본 수출길에 오르며 국내 최초로 국화 상업지인 마산 국화의 위상을 잇기도 했다.
하지만 축제 장소를 급히 변경하면서 미흡한 점도 드러났다. 홍보 부족으로 지난해 마산항 제1부두로 찾아가는 관광객이 있었는가 하면 12000㎡ 부지 보다 3000여㎡ 좁아진 축제 장소로 인해 정신이 없었다는 관광객도 있었다.
좁아진 축제장은 축제장이 시장 인근이라 북적이는 느낌과 지난해보다 늘어난 음식 및 체험 부스도 한몫했다.
주차장은 인근 지리를 잘 모르는 관람객들은 찾기가 어려운 장소였고 5시가 넘어도 주차장 불이 켜지지 않아 야간 관람을 위해 방문한 여성 관람객은 축제장까지 가는 길이 어두운 뒷골목 같아 으스스 했다는 것이다.
바닥의 파쇄석과 마무리 되지 않아 방치된 공사 현장도 도마에 올랐다. 시 축제담당자에 따르면 마산항만청 부지 공사를 축제 전에 마무리 짓기로 했던 동부건설이 기간 내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고 파쇄석도 애초 약속했던 잔 파쇄석이 아닌 굵은 자갈형 파쇄석을 깔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관람객들의 대부분은 축제장을 천천히 여유 있게 보고 싶었던 마음은 발바닥의 피곤함으로 제대로 관람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고 있는 여성 관람객
구두를 신고 축제장을 찾은 여성 관람객은 “예쁜 국화꽃과 인생샷을 찍기 위해 차려입고 구두까지 신고 왔는데 신발도 자꾸 더러워지고 자갈 때문에 발바닥도 아프고 구두가 망가질 것 같아 입구에서 2~3컷만 찍고 되돌아가야겠다”며 “파쇄석 자체가 구두를 신은 여성 관람객을 배제한 것이며 흙바닥이나 콘크리트 바닥이길 원한다”라고 푸념했다.
축제 기간 중 장애인 단체 삼별초는 장애인 보행권 차별을 지적하며 시위를 벌였다. 삼별초는 “인권 감수성·의식이 높았다면 공사가 급했더라도 충분히 준비됐을 것”이라며 3일 불꽃 쇼 전까지 동선 확보를 요구했다.
시와 축제위, 상인회는 장애인단체에 뒤늦은 사과와 축제장 주 동선에 부직포를 깔아 보행에 최대한 불편이 없도록 했으나 추가 지출은 피할 수 없었다.
창원시 축제담당자는 “관람객들로부터 제기된 다양한 의견과 진행시 부족했던 부분을 검토 보완해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대한민국 대표 꽃축제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