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kt위즈 선수 ‘활짝 웃는 황재균’=일요신문DB
[일요신문] 100억 논란으로 불거진 황재균은 13일 결국 KT위즈와 4년간 88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일요신문>이 10월 20일 ‘단독: 황재균 KT 위즈와 계약, 1년만의 국내 복귀 확정...몸값 4년간 100억 훨씬 웃돌 듯’ 제하의 기사를 통해 황재균의 KT계약과 국내복귀를 처음으로 알린 것이다. 이날 각종포털 실시간 검색순위에 1위에 오르는 등 황재균 이슈는 야구팬을 떠나 그야말로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급기야 <일요신문>의 홈페이지가 폭주로 잠시 마비가 되었을 정도였다. 주말을 뜨겁게 달궜던 황재균 계약은 다른 FA선수들의 계약까지 맞물려 포스트시즌의 인기를 위협하며,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당시 황재균 선수는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정식 계약 발표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KT 역시 상도상 타구단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일요신문>의 단독보도는 매체들간의 신경전으로까지 번지게 되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계약사실유무에 대한 찬반과 계약금액의 타당성 등으로 논란은 확전되었다.
하지만 황재균의 KT위즈 계약은 공식 발표되었다. 계약금 44억 원, 4년간 연봉 44억 원 총 88억 원의 대규모 계약이었다. 다만 <일요신문>의 보도처럼 100억 원을 넘진 못했다.
KT위즈 관계자는 계약금액은 공식발표 이하도 이상도 아님을 단언했다. 하지만, 4년 계약 등 장기계약시 주어지는 이른바 옵션 계약에 대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KT위즈 측은 “옵션 계약은 없다. 계약금과 연봉 외엔 다른 금액 지출은 없다”고 못 박았다. 심지어 “타구단의 경우는 알 수 없지만 KT선수에 대한 옵션계약은 없다”고 강조했다.
과연 그럴까. 황재균은 이번 FA 시장에서 대어로 분류됐다. 황재균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5년 프리미어 12 대회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KBO 통산 10시즌 동안 거둔 성적은 1184경기에서 타율 0.286, 115홈런, 594타점이다.
2016 시즌 종료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스플릿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도전한 황재균은 타율 0.154, 1홈런, 5타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1년 만에 국내 무대 복귀를 선택했다.
하지만 황재균이 돌아오자 각 구단의 관심과 함께 계약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 황재균의 몸값 예상도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미 국내프로야구는 FA 100억 원 시대가 도래했다. 더구나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윤석민(KIA 타이거즈) 4년간 90억 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는 4년간 150억 원, 국내 FA서도 박석민(NC 다이노스, 4년간 96억 원), 최형우(KIA, 4년간 100억 원)가 100억 대를 기록한 만큼 황재균은 100억~140억 원 사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일요신문>의 보도 후 황재균 FA계약설이 몸값 올리기 논란으로 치다르면서 황재균과 그의 에이전시에 대한 비난으로 번졌고 급기야 KT위즈는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 역력했다.
kt 관계자는 ‘100억대 계약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100억대 계약설은 추측성일 뿐이다”며 “FA 시장이 과열되면서 100억 원이 시장의 기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동안 계약과 관련해 무성한 소문이 오가면서 선수나 에이전트의 기대심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며 “합리적인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썼다”는 입장과 “지난주까지 세 차례 만났으니 삼고초려인 셈이”며 “(황재균 선수에게)당장 우승 전력은 아니지만 우승팀 전력을 만들어가는 중심타자 역할을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황재균 선수가 kt 위즈파크에서 계약 체결 후 기념사진=kt위즈
그럼에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00억 계약과 몸값 거품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다년 계약을 진행할 경우 구단은 선수에게 출전경기수나 타율 등을 놓고 옵션계약금액을 제시한다. 기록이 아니더라도 ‘2+1’, ‘3+1’ 같은 기간옵션을 제공한다. KT의 한 관계자가 옵션은 없다고 했지만 KT위즈 선수 중에도 옵션을 가진 선수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은 임의 탈퇴된 김상현 선수의 경우도 연봉외에 옵션 1억 원이 제공됐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황재균 측과 KT위즈 측이 100억 원 논란이 커지자 이를 의식해 옵션계약 발표 없이 순수계약금액과 연봉만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100억 아래로 금액 맞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KT위즈는 황재균 선수에게 4년 88억 원, 롯데 자이언츠에 전달해야할 보상금액인 10억 원(샌프란시스코 연봉 5억 원의 200%)을 추가하면 옵션을 제외하고도 KT위즈는 98억 원이 지급되는 셈이다. 옵션(통상 황재균 선수와 비슷한 연봉수준의 경우 1년간 1억~2억 이상)까지 추가되면 100억 원은 훌쩍 넘게 된다.
프로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프로야구 구단이 KBO에 계약금과 연봉 등을 정식 공개해야하지만 옵션계약은 사실상 공개의무가 없어 외인 선수 등 연봉 제한시에 옵션계약 등으로 추가 지급한 사례가 암묵적으로 꾸준히 이어왔다고 전했다.
한편, 황재균의 KT계약으로 본격적인 KBO프로야구 FA시장이 열린 가운데 몸값 논란에 대한 진위 혹은 찬반공방보다는 국내 프로야구의 발전과 한국야구시장의 글로벌화에 더 매진하도록 관심과 투자를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싣고 있다. 무엇보다 프로는 돈이다. 선수에 대한 가치 투자에 대한 책임은 구단에게 있으며, 팬들은 이를 즐기면 될 것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