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이 뒤에서 ‘성 비리’ 꼭꼭
당시 경찰은 사건을 자살로 결론지었지만 시험공부를 한다며 새벽에 일어난 그가 왜 갑자기 자살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잊혀가던 이 사건은 한 사회운동가와 가족들의 끈질긴 요청에 의해 1997년 재수사에 들어갔다. 수차례 수사팀이 바뀌는 과정을 거듭한 끝에 인도의 FBI격인 CBI가 숨진 수녀의 성기가 훼손된 점 등 중요한 단서와 증언들이 누락된 사실을 밝혀내면서 2008년 11월 사건발생 16년 만에 2명의 노신부와 한 명의 수녀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인도 가톨릭 교단이 그간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로비를 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나 ‘아바야 수녀 사건’은 종교계의 성적 부패와 비리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진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집념의 사회운동가는 사건조사일지를 올 2월 책으로 펴냈다.
이예준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