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유산 경험 이후 집중 관리 끝에...남편은 단숨에 북한 권부 진입
2017년 4월 1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원 안)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 열병식에 앞서 김정은에게 행사안내 책자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지금까지 북한은 김여정의 사생활에 대해선 철저히 비공식 사안으로 붙이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지난해 6월, <일요신문> 제1256호를 통해 김여정의 결혼 사실, 그의 남편과 만나게 된 경위, 한 차례 유산 사실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조명한 바와 같이 김여정은 이미 지난 2014년 초, 김일성종합대학 재학시절 선배였던 한 남성과 결혼했다. 그의 남편은 같은 대학 혁명역사부 학생이었으며, 중하급 관리의 자제로서 성분은 별로 좋지 못했다.
김일성종합대학 내에서 혁명역사학부는 문과에선 정치경제학과만큼이나 최고의 엘리트코스로 평가된다. 남편은 중앙당 조직지도부 1과 대상 의탁생(당이 선발한 일종의 특별장학생 제도)으로 재학 중이었다. 연애 초기 남편은 김여정의 신분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준수한 외모와 자상한 성격 덕에 그는 김여정의 적극적인 대시를 받았으며 둘은 어렵사리 부부의 연을 맺을 수 있었다.
2015년 한 해 동안 김여정의 결혼설과 더불어 임신설 역시 끊이지 않았었다. 앞서 연재를 통해 밝혔듯 임신설이 나돌았던 2015년 기간 동안 김여정은 실제 한 차례 임신 뒤 유산의 아픔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필자는 최근 복수의 북한 고위층 관계자를 통해 김여정 부부에 관한 추가적인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이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여정은 지난해 10월 아들을 출산한 것으로 확인된다. 필자는 그 출산 과정과 출산 이후의 소식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일단 2015년 한 차례 유산을 겪은 김여정은 지난해 출산 과정도 여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김여정이 유산을 하게 된 배경도 그의 드세고 지나치게 호방한 성격과 밀접했기 때문에 주변에선 집중적인 관리가 요구됐다고 한다.
임신설 및 출산설이 나돌았던 2015년 당시 김여정의 모습. 연합뉴스
다행히 김여정은 지난해 10월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후술하겠지만, 필자는 김여정이 출산한 영아의 성별은 그가 해외서 동원한 출산 및 유아용품 품목 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주치의들은 김여정이 순산한 뒤에도 물리치료를 비롯한 산후조리에 힘쓰기도 했다.
여동생에 대해 극진한 것으로 유명한 김정은 역시 조카 출산을 크게 축하했다는 후문이다. 앞서의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은은 출산 직후 김여정의 집을 직접 방문해 여동생과 매부, 조카를 위한 조촐한 잔치도 주선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정은은 1호 물자(김정은을 비롯한 직계 김 씨 가문의 전용 물자)를 관리하는 부서에 조카를 위한 해외 유아용품 공수를 직접 지시했다고 한다. 해당 부서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중국 현지 대사관을 통해 물품을 공수했다.
필자가 확인한 주요 품목은 덴마크 산 분유, 스위스산 유모차, 스위스와 독일산 장난감 및 아기용 담요 등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김여정이 유독 스위스산 물품을 살뜰하게 챙겼다는 사실이다. 김여정은 오랜 기간 스위스 유학생활을 경험했으며, 당연히 현지 물품의 우수한 품질에 대한 신뢰가 쌓인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그 품목과 용품의 종류를 놓고 봤을 때 남아용이 많았다고 한다.
김정은은 지난 10월, 김여정 부부와 조카를 목란관 초대소(평양 창광거리에 위치한 국빈용 연회장)로 불러 직접 돌잔치를 주선했다고 한다. 또한 조카 출산을 계기로 매부도 적극 배려했다고 한다. 그 결과 김여정의 남편은 호위총국 내에서 군 경력을 쌓고 대기발령 조치를 거쳐 최근에는 중앙당 조직지도부 내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단숨에 북한 권부에 진입한 것이다.
참고로 김여정의 남편은 대학졸업 후 첫 사회직무를 청년동맹 당위원회 조직부 검열부서에서 고작 과장급으로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런 그가 특별한 결혼과 출산을 계기로 권력 핵심부로 진입한 셈이다.
한편, 김여정의 출산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북한 최고위층 내부에선 한바탕 눈치 싸움이 벌어졌다고 한다. 앞서의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핵심 실세로 거듭나고 있는 김여정의 행보를 의식해 많은 최고위급 간부들이 축하 상납금을 받쳤다는 후문이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겸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정리=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