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김현수 놓고 서울 라이벌 LG-두산 FA 빅매치 예고...이번 주말이 고비
LG(엘지)트윈스가 리즈와 김현수 동시 영입에 나섰다. LG트윈스에서 활약했던 레다메스 리즈의 모습. 연합뉴스
100억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KT와 사인한 황재균을 시작으로 박병호의 넥센 복귀, 삼성맨이 된 강민호의 깜짝 계약, FA 최대어로 꼽혔던 손아섭과 민병헌을 모두 차지한 롯데 등 점차 스토브리그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LG는 여전히 조용하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구단은 LG트윈스였다. 리빌딩을 전제로 레전드급 고참 선수인 정성훈, 이병규, 손주인 등을 모두 방출하며 잡음을 감수하면서까지 FA를 위한 최대 큰손으로 자리했다. 더욱이 4년 통합우승을 일궈낸 류중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채우며 FA 영입에 더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조용하던 LG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시발점은 레다메스 리즈(34)다. 리즈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방어율 0 행진을 이어가며 국내 유턴 얘기가 나돌았다. <일요신문>은 최근 프로야구 소식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로부터 LG가 올 시즌 다소 기복을 보였던 헨리 소사의 대체 선수로 리즈와 막바지 조율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계약기간과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연봉 15~20억 원 수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즈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LG 소속으로 2012시즌을 제외하고 10승 이상을 거뒀고,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자랑하며 LG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2014년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무릎 부상과 계약 문제로 LG를 떠났고, 이후 메이저리그 토론토와 피츠버그,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을 거쳐 도미니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올해 초 팔꿈치 수술을 받았음에도 최근 구속이 97마일까지 나오며 수술 전 보여줬던 구속을 회복하는 등 LG는 물론 여러 구단의 스카우터들이 리즈를 꼼꼼히 모니터해 왔다.
당초 LG는 데이비드 허프와 헨리 소사와 재계약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즌 후반 다소 기복(11승11패)이 있었던 소사 대신 리즈와의 계약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가 트윈스 유니폼을 입을까.김현수(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지난달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LG로선 리즈에 이어 김현수를 잡을 경우 레전드 방출이란 대명사로 불리는 팬들의 비난을 다소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A 큰 손 LG가 천적이었던 김현수 영입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류중일 감독은 ‘아시안게임 키즈’였던 손아섭과 황재균의 영입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임 전 황재균의 KT 영입과 손아섭의 롯데 굳히기에 속이 탔던 모양이다. LG프론트로선 팀 재건을 위해 김현수 영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LG트윈스 관계자는 “(리즈와 김현수 계약에 관해선)전혀 드릴 말이 없다”며 극도로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한편, 김현수는 LG와 두산의 치열한 러브콜 속에 미국 도전에 대한 희망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로선 지갑을 열기도 전에 스토브리그를 접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LG가 며칠째 김현수와 접촉한 것으로 안다”면서 “김현수의 최종거취는 이번 주말이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뜸했다.
FA 큰손이자 지난해 프로관중 최다누적순위 1위에 오른 LG트윈스와 팬들로선 이번 주말 김현수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