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최근 지진이 발생한 포항 흥해지역 ‘미 내진설계’ 아파트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1월 포항지진 이후 긴급점검 결과 사용가능으로 판정된 곳이 정밀점검 결과 위험 판정이 나와 주민들이 이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에 이뤄진 긴급점검의 경우 빠른 시간에 많은 곳을 점검하다보니 사실상 외관 중심으로 이뤄져 지하나 건물구조 등에 대한 심층조사가 미비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 문제는 흥해지역에 이같이 내진설계가 안 된 아파트 수백여 세대가 정밀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경북 포항시는 지난달 30일 지진이 발생한 북구 흥해읍 소재 대웅파크 2차 아파트가 건축물 안전진단 결과 위험 판정이 나왔다며 70여 세대 주민 160여명을 추가로 대피하게 했다.
1동의 경우 68개 기둥 중 큰 균열이 8개, 작은 균열 5개가 발견됐으며 2동은 51개 기둥 중 큰 균열 7개, 작은 균열 3개로 확인됐다.
포항시 등은 지진직후 긴급점검을 실시해 이 대웅파크 2차는 사용가능으로 판정해 주민들이 거주해 왔다.
시와 주민들은 아파트 외관상 별다른 문제가 없어 거주해 왔던 것인데 최근 인근 아파트 내부 기둥들에 균열과 문제가 있는 것이 뒤늦게 드러남에 따라 이 아파트 주민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하에 직접 들어가 본 결과 기둥들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읍사무소와 시에 신고해 정밀조사가 이뤄진 것.
문제는 흥해지역에 대웅파크 2차와 같이 내진설계가 안 됐고 정밀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아파트가 950여 세대나 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3일부터 서둘러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포항시는 지난달 23일에도 흥해 대성아파트 A동의 지하 기둥 55개 가운데 13개가 부서지거나 금이 가 긴급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30세대 주민들을 흥해체육관으로 대피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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