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 사기 주장 철회한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겸 CEO.(AP=연합뉴스)
다이먼은 9일(현지시간) 오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기술인) 블록체인은 현실이며, 암호화된 가상달러화 등도 가능하다”면서 “비트코인은 사기라는 발언을 내놓은 것을 후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 시장이 너무 비대해지면 정부가 개입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여전히 비트코인에는 전혀 흥미를 갖지 않고 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앞서 다이먼은 지난해 9월 “비트코인은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광풍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비트코인은 사기다. 결국은 폭발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가상화폐가 실물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은 만큼 가격거품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비트코인 거품 붕괴론을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 최대 은행 최고경영자이자 월스트리트 막강 영향력을 가진 다이먼의 발언에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제도권 시장 진입은 물론 이더리움·리플 같은 다른 가상화폐로 확장되었다. 급기야 다이먼이 비트코인 사기 발언 당시인 지난해 9월 4000달러였던 비트코인은 현재 1만 4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약 3배 이상 가치가 올랐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촬영된 비트코인 모습.(EPA=연합뉴스)
한편, ‘트럼프의 남자’로 불리는 미국의 ‘큰손’인 피터 틸이 비트코인을 대거 매수해왔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미 동부 시간) 틸이 공동 설립한 벤처 투자사 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가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였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매수는 최근 투자 중 여러 건에 걸쳐 이뤄졌으며, 이중 첫 투자는 2017년 중반 시작됐다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파운더스펀드는 1500만~2000만 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들였고 지난해 가격 폭등 덕에 보유액이 수억 달러에 이른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하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파운더스펀드가 이중 팔아치운 비트코인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불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아직 돌려주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포브스 집계 기준 보유자산이 26억 달러(2조 8000억 원)에 이르는 틸은 미 대선 기간 실리콘밸리 거물 가운데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 ‘트럼프의 남자’로 불린다.
특히,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로도 알려진 만큼 가상화폐가 새로운 인기 투자 상품임을 입증하는 셈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기존 경제 유력 인사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는 점 등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가상화폐 시장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화폐 관련 발언이 언급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