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내연남과 함께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묻은 비정의 아내에게 법원이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11부(황영수 부장판사)는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내 A(56)씨와 내연남 B(55)씨에 대해 각각 징역 25년을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B씨에게는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자료와 피고인들 법정 진술 등으로 볼 때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면서도 “범행 무렵 뚜렷한 살해 동기가 없는 점 등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연남은 먼저 살해를 제안하고 범행 수단을 마련해 직접 잠이 든 C씨를 살해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와 B씨는 2013년 11월께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의 남편 C(52)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목을 졸라 살해했다. 또 이들은 시신을 남편의 소유지인 대구 달성군의 한 토지에 매장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해 5월 ”한 남성의 행방이 수년 째 묘연하다“는 풍문을 듣고 단순한 실종사건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주변인 내사를 통해 범죄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봤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실종된 남성의 아내 A를 눈여겨 봤다.
남편이 실종 될 시 가장 먼저 신고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아내 A씨가 오히려 남편이 사라진 뒤 재산을 빼돌린 것이다. 위임장을 위조해 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발급받은 뒤 남편 소유의 재산 수천만원을 빼돌린 것. 경찰은 A씨가 남편의 시신을 남몰래 유기해 4년간 범행을 숨긴 것으로 봤으나 여성 혼자 시신을 옮기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은밀히 진행했다.
남편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시점 직후 아내는 한 남성 B씨에게 2500만원이라는 거액을 건낸 것이 드러났다. 그 후 약 6개월 간 B씨는 피해자의 계좌에 1000만원을 나눠 송금해 각종 공과금이 자동이체 되도록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이 남성을 공범으로 특정하고 A씨와 B씨를 긴급체포, 주거지를 압수 수색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숨진 남편과 4년 전 정식으로 혼인했지만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가정불화가 잦았던으로 드러났다. 그 가운데 아내 A씨는 또다른 남성 B씨와 내연관계를 맺고 남편의 재산을 빼앗고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내연남 B씨와 남편을 살해해 시신을 땅 속에 묻어 증거를 인멸하기로 사전에 모의한 후 수면제와 가방 등을 준비하는 등 2달여간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A씨는 평소처럼 남편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면서 수면제를 섞어 먹였다. 이윽고 남편이 의식을 잃자 대기하고 있던 B씨가 집에 들어가 의식이 없는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날 새벽 이들은 시신을 차량에 운반해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넣고 흙을 덮어 매장했다.
경찰은 A씨의 자백에 따라 현장에 동행, A씨가 지목한 장소 1m 아래에서 피해자의 백골시신을 발견했다.
아내 A씨는 남편만 없어지면 내연남과 함께 재산을 처분해 잘 살수 있을 것이라 보고 남편을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연남 B씨는 남편을 죽이고 싶다는 A씨의 말을 듣고 내연관계를 지속하고 돈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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