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원대 배임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가 예정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김양수)는 오는 17일 오전 9시 30분 조현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해 12월 조현준 회장 등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조 회장 등이 지분을 가진 부실 계열사 ‘갤럭시아포토닉스’를 총 545억 원에 효성이 인수토록 해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갤럭시아포토닉스에 지원된 자금이 다른 목적으로 빼돌려졌는지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해 12월 30일 참여연대 측 관계자를 불러 고발 근거 자료 등을 제출받았고, 본사 및 효성 관계사 4개소와 관련자 주거지 4개소 등도 압수수색했다.
이어 검찰은 조현준 회장이 2010~15년 효성그룹의 건설 사업에서 측근 홍 아무개 씨가 세운 사실상의 유령회사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100억 원대 ‘통행세’를 받아 챙겼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렇게 조성한 돈이 조 회장 측의 비자금 조성에 활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효성그룹 건설부문 박 아무개 상무를 구속했다. 또한 홍 씨에 대해서도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했다.
효성그룹 오너 일가 비리 의혹은 지난 2014년 7월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친형 조현준 회장과 그룹 임원들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십 건을 고발한, 이른바 ‘효성가 형제의 난’으로 불거졌다.
서울중앙지검은 당시 이 사건을 조사부에 배당했다 이듬해 특수부로 재배당했지만, 또다시 조사부로 넘겼다. 이후 검찰은 약 10여 건의 고발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이번에 조현준 회장이 출석할 경우 이 같은 의혹 전반에 대해 신문할 방침이다.
“오랜된 사안이고 조현문 변호사가 고소고발한 건이다. 수백억 원대의 비자금 조성 등 의혹이 있다고 했지만 억측에 불과하다”며 “그룹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고 해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