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헌과 분권과제’ 토론회...시들해지는 개헌 동력 살린다
최성 시장은 자치분권 개헌의 방향과 관련해 “현재 중앙-지방 간 수직적인 구조와 틀을 유지한 채 지엽적 제도를 개선하거나 부분적으로 사무를 조정하는 것으로는 진정한 자치분권을 실현할 수 없다”며 “국방·외교·통화 등 국가 존립에 필수적인 사무 이외에 주민의 삶과 밀착되어 있는 정책은 지방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연방제 수준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행정과 치안행정 역시 지방에서 추진하도록 하는 혁신적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방정부가 입법, 행정, 재정의 3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해 지방의 실질적인 정책결정권과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최 시장은 지방분권 개헌의 논의부터 광범위한 시민참여가 이뤄져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점 등을 역설했다.
하지만, 최근 중앙정치권에서는 일부 야당을 중심으로 연말개헌론이 제기되는 등 6.13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는데 부정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날 토론회는 자칫 시들해 질 수 있는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에 다시 한 번 확실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발제자로 나선 이국운 한동대학교 교수는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들을 지적하며 “현행 헌법의 정부형태를 기초로 기본권과 지방분권을 중심으로 하는 소폭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헌법 개정에 관한 시민적 요구에 부응하는 바른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논리가 우선되는 권력구조 개편 논의를 뒤로 두고, 우선 지방분권 개헌이라도 먼저 실시하자는 주장이다. 지방분권 개헌을 먼저 하고, 2년 후 총선에 맞춰 지방분권 상황에 적합한 방향의 권력구조 개편을 실시하자는 논리다.
토론자들 또한 지방선거에서 전면적 개헌안을 다루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 공감은 표시했다. 최성 시장도 이에 공감했지만, 그럼에도 ‘소폭 개헌’ 주장에 대해서는 “지방분권 개헌과 권력구조 개편 문제를 별개로 하게 되면 나중에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날 발제문을 두고 토론자들은 이구동성 지금까지 제시된 개헌 관련 발제문 중 가장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발제문에는 ‘지방분권형 헌법개정안 조문(안)’까지 제시, 지금까지 지방분권 개헌의 필요성만을 강조해오던 토론회와는 달리, 한 발 더 나아가 실천적 개헌안을 두고 심층적 토론이 가능했다.
이국운 교수는 헌법 제1조 3항을 비롯해 자치 입법권, 주민자치권, 지방정부 자치법률 등 개정 헌법에 담아야 할 구체적 조문(안)들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지방분권 개헌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방분권 개헌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시대 획기적인 국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맹진영 서울시의회의원은 “지방분권 개헌이 이뤄지면 정치발전은 물론, 개인주의 사회에서 공동체를 복원하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토론회에는 임승빈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이 사회를 맡고, 최성 고양시장(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장),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송원 인천 경실련 사무총장, 이창용 지방분권개헌운동 실행위원장, 정정화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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