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기수.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는 2명의 여성 기수가 당당히 경마스포츠 무대에 참여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올해 렛츠런 부경으로 활동무대를 옮긴 ‘여자 경마대통령’ 김혜선(29) 기수와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최은경(20) 기수가 그 주인공이다.
자신보다 10배 이상 몸무게가 나가는 경주마(평균 450~500kg)를 제어하면서 1~2분 이내에 엄청난 속도로 선두를 다퉈야하는 경마는 남성이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혜선·최은경 기수는 투박한 모래주로 위에서 거친 경주마를 타고 35명의 남자기수를 상대로 당당히 경기에 임한다. 이들 여성 기수의 대결은 2018 시즌 렛츠런파크 부경 경마리그에서 새로운 흥행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김혜선 기수는 한국경마 역사상 최초로 경마계의 메이저리그라 불리는 ‘코리안오크스(GⅡ)’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첫 여자선수다. 2009년 데뷔한 이래 여성 기수 최초로 200승을 달성한 김 기수는 통산 전적 3155전 253승(1.24기준)을 자랑한다.
김혜선 “여성 기수도 성별이 다를 뿐 뛰어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최은경 “김 선배와 함께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은경 기수.
최은경 기수는 데뷔한지 고작 2년 남짓인데도 신인답지 않게 노련한 기승술(말타는 기술)을 선보여 지난해 기수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6년에 데뷔해 총 35승(1.24기준)을 챙겼다. 올해첫 경마시행일인 지난 5일(금)에는 첫 번째 우승을 가져가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얄궂게도 이들이 함께 합을 맞춘 적은 없다. 김 기수가 데뷔이후 줄 곧 서울경마 무대에서 활동하고 올해 부산경마에 처음 승선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여통령’ 김혜선과 ‘신예’ 최은경이 부경경마 무대에서 동시대에 활동하며 남자기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돼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5일 진행된 첫 부경 경마일에는 최 기수가 김 기수보다 먼저 웃었다. 부경 제2경주(국산,1000m)에서 최 기수는 실버라인(암, 4세) 경주마를 타고 경기종반 매서운 질주력을 선보이며 완승을 거뒀다.
최은경 기수는 “김혜선 선배가 오면서 용기를 받았고 자극도 받았다.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혜선 기수는 낯선 부경경마 환경에 적응하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며 현재 기수 성적별 순위에서 11위(1.24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총 29번 출전해 2승, 준우승 4회, 3위 1회의 성적을 보여줬다. 4번의 준우승이 아쉽긴 하지만 ‘역시 김혜선’이라는 경기력을 보여줘 향후 어떤 모습으로 또 한 번 팬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된다.
‘많이 응원해 달라’는 김혜선·최은경 기수. 피겨계하면 김연아 선수가 떠오르는 것처럼 이들이 경마계의 ‘여제’로 등극할지 경마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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