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빼돌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 등을 받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9일 검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사진=임준선 기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이중근 회장에게 29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이 회장은 예정시간 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검찰이 지난 24일 이중근 회장에게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이 회장 측은 지난 18일 건강상의 사유를 들며 출석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검찰은 “예정대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재차 소환 통보한 바 있다.
검찰은 이중근 회장이 이날 소환에 응하지 않자, 오는 30일 출석하라고 다시 통보했다. 이어 이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조세포탈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제 신병 확보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중근 회장에 대한 수사는 부영그룹이 수년간 수십억 원대 탈세를 저질렀다는 국세청의 고발로 본격화됐다.
이 회장은 부인 명의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계열사 거래 과정에 끼워 넣어 100억 원대 ‘통행세’를 챙기고, 이를 비자금 조성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검찰은 이중근 회장이 친인척을 서류상 임원으로 올려 급여 등을 빼돌리거나, 특수관계사를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은 채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 등으로 공정거래·조세 규제를 피해간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아울러 부영이 공공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사비 등 분양가를 부풀려 책정해 입주자를 상대로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한 의혹도 이 회장에게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9일 부영그룹 본사와 부영주택 등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검찰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에 20조 원대의 그룹으로 급성장한 부영그룹의 경영상 비리와 각종 의혹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