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허위 스펙’ 수사 국제공조 불송부 경위 추궁…수사 자료 유출·한덕수와의 공동정부 구상·당원게시판 의혹 해명 요구

그러나 공조 신청을 받은 서울중앙지검(현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경찰에 ‘불송부’ 처리했다고 알렸다. 공조 절차가 복잡하다는 점,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미국의 공조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사건 규명에 공조 절차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 등이 불송부 사유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의원의 딸은 논문 대필 및 표절 의혹, 전문 개발자가 제작한 앱을 직접 만든 것처럼 속여 대회에 제출했다는 의혹, 기업 후원 노트북을 기부 실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엄마 찬스’를 썼다는 의혹 등 여러 ‘허위 스펙 의혹’에 휩싸였다.
2023년 12월 경찰은 관련 의혹에 대해 혐의없음 등으로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2024년 6월 서울경찰청이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열고 한 의원 딸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고발 사건 재수사 여부를 심의했고, 재수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 의원은 10월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찰의 불송부 처리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통은 사법공조의 전문 전담 기관인 국제형사과가 ‘이걸 보완해 달라, 이게 필요할 것 같다’라고 판단을 하지 일선 지검 이건 경유 역할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검이나 대검 단계에서 법무부에 보내기 전에 킬을 시키는 경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국제형사과 지휘 검찰국장을 했던) 저도 경험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불송부 사유에 대해서는 “공조에 응할지 말지는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다. 그것도 굳이 판단하더라도 법무부가 해야 하는 것이지 중앙지검의 검사가 ‘이걸 할 필요가 있다, 없다’를 판단하거나 미국 입장을 고려해 줘야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10월 10일 민주당은 한 의원을 향해 맹공을 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소셜미디어(SNS)에 나타나 정부·여당을 ‘조폭’과 ‘린치’에 빗대던 한 의원이 딸 이야기 앞에서만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동훈 화법으로 묻는다. 한동훈 의원이 딸 사건을 덮었나”며 “한동훈 의원과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공봉숙 검사는 한 의원 딸 수사가 왜 멈췄는지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한동훈 의원 딸의 허위스펙 의혹 수사에서 국제공조는 법무부 문턱도 넘지 못했다”며 “당시 지검장은 한동훈 장관이 취임 하루 만에 발탁한 송경호 검사장이었다. 우연이라 믿을 국민은 없다”고 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한동훈 의원이 내세운 무혐의가 수사의 결론이 아니라 수사를 막은 결과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셀프 무혐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조계원 대변인은 “한동훈 의원이 이틀 동안 30개 가까운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그 많은 글 가운데 본인에게 던져진 질문에 대한 답은 0개”라고 꼬집었다. 조 대변인은 김승원 코로나19 로비 의혹 관련 수사 자료 출처, 한덕수·한동훈 공동정부 운영 구상,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댓글 의혹 등 (한 의원)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딸의 ‘허위 스펙’ 의혹 수사 개입 논란을 계기로 민주당이 한 의원과의 메시지 공방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한 의원은 코로나19 신약 청탁 의혹을 제기하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제25보병사단 DMZ 지뢰 폭발 사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금품수수 의혹 등을 두고 민주당과 대립했다.

정봉주 민주당 당대표 기획특보는 한 의원을 겨냥한 전담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10월 7일 정 특보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분야별로 ‘가족팀·디지털팀·현대고팀’ 등 3개 팀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팀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의혹을, 디지털팀은 검찰 자료 유출 관련 의혹을, 현대고팀은 한 의원의 주변 인사들을 살펴보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10월 9일 SNS에 “민주당 정권은 김민석 당대표의 연속 수첩공격(‘한동훈 out’, ’한동훈 file’), 당대표 기획특보 정봉주의 한동훈 공격 3개팀(현대고팀? 포함), 법사위 국감의 한동훈 국감화, 한동훈 공격 민주당 공식논평 100여건으로 ‘한동훈’만 신나게 외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민주당이 한 달 넘게 한동훈만 공격한 이유는, 그 기간 저 한동훈이 1)부적격 법무부 장관 김승원을 저지하고, 2)북한지뢰공격 늑장조사를 저지하고, 3)사법시스템 붕괴 초래한 허구의 노무현 조작 수사 신화에 처음으로 맞서고, 4)이종석 국정원장 문제 등 한미관계 파탄을 폭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한동훈 의원의 존재감을 인정해서 그런 차원은 아니다. 한 의원이 하는 행위들이 심각한 문제”라며 “그것을 내버려두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내버려두면 그 자체를 인정한다고 또 주장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 의원은) 검증의 무대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국회에 들어와서 본인이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특히 그런 왜곡된 사실로 공격한다고 하면 그에 따른 책임은 또 본인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