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위 달리는 오거돈 복당이 변수…무소속으로 출마하면 ‘3자 대결’ 연출
보수정당의 철옹성, 부산광역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민주당이 부산시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여기서 변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사진)의 ‘민주당 복당’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은숙 기자
민주당에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외에도 김경수 의원 등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도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에선 현직인 서병수 부산시장 외에 이렇다할 ‘맞불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돌직구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부산광역시 거주 성인남녀 8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오차율은 95% 신뢰수준에 ±3.5%p)를 실시한 결과, 오거돈 전 장관이 29.1%로 1위를 차지했다. 서병수 시장은 23.5%, 김영춘 장관은 13.1%를 기록했다. 이외에 박민식 전 의원(5.4%), 정경진 전 부시장(4.1%), 이종혁 전 한국당 최고위원(3.7%), 최인호 민주당 의원(3.5%), 박재호 민주당 의원(2.7%), 바른정당 이성권 부산시당 위원장(2.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MBC’와 ‘코리아리서치’가 2017년 12월 28일부터 29일까지 부산지역 유권자 8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에서도 오거돈 전 장관이 21.5%, 서병수 시장이 17%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 가 같은 달 26일부터 29일까지 8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에서 역시 오거돈 전 장관이 18.2%, 서병수 시장이 13.2%로 오차범위 내에서 오 전 장관이 앞섰다.
이같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거돈 전 장관이 서병수 시장을 누르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여기에도 변수는 있다. 바로 오거돈 전 장관의 ‘민주당 복당’ 여부다. 오거돈 전 장관은 지난 2008년 부산 해양대 총장에 선임될 당시 ‘당적 보유 금지’ 규정에 따라 민주당을 탈당한 바 있다.
때문에 오거돈 전 장관은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나왔고, 간발의 차로 서병수 시장에게 패했다. 지난해 19대 대선에서는 무소속 신분으로 부산지역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그가 이번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위원장 최인호 국회의원)은 지난 1월 11일 당원자격 심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를 열고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오거돈 전 장관의 복당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하지만 두 번째 관문이 남았다. 바로 2월 중 열릴 중앙위원회다.
서병수 현 부산시장(사진)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공천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박은숙 기자
물론 민주당 입장에서는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오거돈 전 장관의 복당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영춘 장관 등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들도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라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오거돈 전 장관의 복당 신청을 반드시 받아들인다고 속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영춘 장관은 1월 17일 “지금은 시장 선거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장관직에 충실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아직’이라는 말로 가능성을 남겨둔 상태다. 아울러 추후 김영춘 장관에게 유리한 여론조사가 나오거나 오 전 장관의 ‘민주당 복당’이 거부될 경우, 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중앙위가 오 전 장관의 복당을 받아들인다 해도 당내 경선이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지지율에서 앞서는 오 전 장관이 당내 세싸움에 밀려 경선에서 질 경우 상황은 복잡해질 수 있다. 오 전 장관이 이번에도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경선불복은 쉽지 않겠지만 그렇게 되면 부산시장 선거에는 여당·야당·무소속 후보가 출마해 격돌을 벌이는 ‘3자 대결’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이외에도 김경수·민홍철 의원이 민주당 내 부산시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출마 거부 의사를 밝힌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여전히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인천·대구·울산·경북·경남 등 6개 광역단체장을 지켜내지 못하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승부수를 띄웠다. 여론조사만 미뤄봤을 경우, 서병수 시장은 한국당의 유력주자이지만, 홍준표 대표가 친박계인 서병수 시장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해운대을 보궐선거 출마로 마음을 바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최근 자유한국당에선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김세연 의원이 홍준표 대표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당은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에게 당협위원장직을 맡도록 했지만, 김세연 의원에게는 아무런 직을 부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표는 1월 15일 기자들과 만나 “김세연 의원은 달리 활용할 데가 있다”고 말하며 공천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기도 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