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 선고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박근혜 전 대통령 및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최순실 측에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이로써 이재용 부회장은 수감 353일만에 석방됐다.
2심을 진행한 서울고법 형사 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5일 이 부회장에게 1심을 깨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기존 1심에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과 재산국외도피 부분에 대해 유죄로 인정됐지만, 이번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이것이 감형의 절대 사유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에 대해선 1심에 이어 뇌물로 인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을 요구했고, 이 과정서 최씨가 이에 대한 뇌물을 수령했다는 공모 관계를 인정한 셈이다.
반면 재판부는 코어스포츠에 전해진 용역대금 36억원과 최씨의 마필 및 차량 무상 이용권만을 뇌물로 인정했다. 즉 삼성이 마필 소유권을 최씨에게 넘긴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마필 구매 대금 등은 뇌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1심에서는 마필 운송 차량 구입 대금을 무죄로 봤으며 마필 구입 대금은 뇌물로 판단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서울고법 재판부는 특경가법상 재사국외도피 혐의에 대해선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이 코어스포츠에 보낸 용역비 36억원은 뇌물로 인정하되, 국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1심과 다른 부분이다.
한편, 재판부는 삼성이 최씨가 관여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 16억 2800만원을 낸 것 역시 1심과 달리 무죄로 판결했다.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 역시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