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 최고의 호흡으로 찍어…웃음과 눈물 다 드릴 것”
‘암살’과 ‘터널’을 함께한 하정우, ‘국제시장’과 ‘베테랑’의 파트너 황정민 역시 오달수의 남자들. 하지만 김명민이야말로 오달수와 뗄 수 없는 ‘콤비’다. 2011년 이들이 함께 시작한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코믹 사극 탐정물의 강점을 과시하면서 2014년 2편에 이어 8일 개봉한 3편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로 이어졌다. 오달수·김명민은 물론 연출자인 김석윤 감독, 제작사인 청년필름, 주요 스태프까지 1편부터 3편까지 변함없이 함께했다. 햇수로 8년째. 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시리즈이자, 배우들이다.
‘1000만 요정’ 오달수는 설 명절에도 영화를 알리는 무대인사를 소화할 예정이다. 사진=쇼박스
“한남동에서 스쿠터를 사서 대학로까지 끌고 오는 데만 40분이 걸렸다. 앞에서 김명민이 리드해주고 내가 뒤를 따랐다.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라이딩이다. 하하! 스쿠터는 장 보러 갈 때 요긴하게 쓰고 있다.”
# ‘신과함께’에선 눈물, ‘조선명탐정’에선 웃음
오달수는 최근 또 한 번의 흥행성과를 거뒀다. 14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신과함께:죄와 벌’을 통해서다. 물론 출연 비중이 크지 않은 조연이었지만 이야기에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관객 동원에 기여했다. 영화계에서 유일하게 가진 ‘1000만 요정’이라는 별칭은 여전히 유효하다.
흥행작이 유독 많고, 그 가운데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도 많은 오달수는 나름의 ‘지론’이 있다. “관객이 보고 많이 눈물을 흘리는 영화 치고 흥행에 실패한 작품은 없다”는 것이다. 사실 ‘눈물’은 그가 출연해 1000만 관객에 성공한 영화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신과함께:죄와 벌’ 역시 눈물을 빼놓기 어렵다.
“그만큼 눈물은 관객의 마음을 위로하는 게 아닐까 싶다. 관객의 마음을 움직여 눈물을 흘리게 하는 건 사실 배우의 힘에 달렸다.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관객을 움직일지 아닐지 결정되니까 말이다.”
그런 오달수가 설 연휴에 맞춰 내놓은 ‘조선명탐정3’는 웃음으로 무장한 코미디이지만 내심 눈물을 자극할 만한 이야기도 함께 있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대해 드러내놓고 자랑하는 일이 거의 없는 오달수는 이번엔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개봉을 앞두고 만난 그는 “웃음과 눈물이 함께 있어 안정감이 크다”며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그동안 나온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것 같다. 워낙 호흡이 척척 맞아서 ‘조선명탐정’ 촬영 현장은 표준계약서가 딱히 필요 없었다”고 했다. 이 말은 과장이 아니다. 보통 영화 촬영 현장에서 당일 찍을 분량을 두고 배우와 스태프가 미리 호흡을 맞춰 연습하는 리허설 과정이 ‘조선명탐정’에서는 필요치 않았다. 웬만해선 NG도 나지 않았다고 했다.
“아침 8시에 촬영을 시작하면 그날 찍어야 할 분량이 오후 1, 2시에 다 끝났다. 늘 예정보다 훨씬 일찍 끝났다. 밤 촬영 때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일찍 끝나다보니 현장에서 야식을 먹어본 기억도 없다. 하하! 감독님이 너무 크게 웃는 바람에 몇 번 NG가 났을 뿐이다.”
영화는 작정하고 웃긴다. 오달수와 김명민은 일명 ‘몸 개그’도 불사한다. 그 와중에 오달수는 영화 ‘올드보이’의 명장면으로 통하는 이른바 ‘장도리 액션’까지 패러디했다. 2003년 개봉한 ‘올드보이’는 그 때까지 연극배우로만 활동한 오달수를 영화계에 알린 첫 번째 작품이다.
사진=쇼박스
# ‘1000만 요정’의 설 명절은…
오달수는 설 명절에도 영화를 알리는 무대 인사를 소화할 계획이다. 현재 촬영 중인 또 다른 영화 ‘이웃사촌’ 일정도 빠듯하다보니 여유롭게 연휴를 즐길 수는 없다. 그렇다고 고향인 부산에 계신 모친을 찾아뵙는 일을 거를 순 없다. 그는 “바빠도 부산에 들러 세배는 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달수는 스무 살 무렵 부산에서 연극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다. 매일 극단에서 살다시피하다 보니 대학교 수업은 거의 듣지 않았다. “학교에 가지 않아서 출석 미달로 제적까지 당했다”는 그는 “20대와 30대를 고스란히 연극에 바쳤다. 그래도 그때를 돌아보면 연기하길 잘했다”고 밝혔다.
지금의 20대가 그와 비슷한 선택을 하겠다고 한다면 그들에게 오달수는 어떤 말을 해줄까. “그때 난 매일 어두운 소극장에 있었다. 젊은 친구들에겐 연극은 나중에 시작해도 되니 지금은 일단 길로 나서 보라고 말하고 싶다. 길에 나서는 순간 할 일은 천지다. 하다못해 쓰레기를 주울 수도 있고, 지리산으로 훌쩍 떠날 수도 있지 않겠나. 나는 20대 때 어디 여행 한 번 다녀오지 못했다. 그런 추억이 없다는 건 조금 아쉽다.”
오달수는 올해도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컨트롤’ 등 영화를 줄줄이 내놓는다. 올해 상반기까지 촬영 일정이 찼다고 했다. 영화계가 그를 얼마나 자주 찾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일정이다. 그런 오달수가 분주한 일정을 쪼개 3월 21일 방송을 시작하는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참여하는 건 색다른 선택이자 도전이다. ‘시그널’ ‘미생’의 김원석 PD와 손잡고 이선균, 송새벽과 더불어 3형제 역을 맡았다. “따뜻한 이야기”가 오달수의 마음을 이끌었다. 그는 “따뜻한 정서가 좋았고 시청자에게도 따뜻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