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면 넘어 ‘바다 양식’까지 가즈아~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에 한국이 세운 ‘미얀마 내수면 양식연구센터’. 마침내 건물 단장을 끝내고 미얀마 직원들이 활짝 웃고 있다.
[일요신문] 세계 물고기 시장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일까. 각 나라들이 ‘농산물 혁명’을 겪으면서 이제 수산물이 화두입니다. 미얀마에도 그 시기가 닥쳐왔습니다. 수산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한 해 4000억 원 정도가 부족한 현실입니다. 이 나라는 긴 해안선을 가진 나라지만 바닷고기는 잘 먹지 않습니다. 생산량이 적어 비싸기 때문입니다. 미얀마 국민들은 대개 민물고기를 많이 먹습니다. 아침도 메기국물에 우려낸 국수를 먹습니다. 손님이 오면 특별히 내놓는 요리가 잉어 같은 큰 민물고기입니다. 그래서 자연산 민물고기 생산량이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그러나 양식기술은 발전되지 않아 이 나라 정부는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이웃나라의 행보도 고민스러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물고기 시장을 주도하는 베트남은 커피와 함께 물고기로 어마어마한 외화를 벌어들입니다. 최근 몇 년간에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도 수산양식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수산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양식으로 물고기를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다금바리 같은 고급어종은 한국이 종묘(Seed Fish) 기술을 전수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서 전세계에 팔던 노르웨이는 이제 인도차이나 수산물 유통으로 돌아서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양식연구센터 준공식에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과 미얀마 농축산수로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1월 19일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에 ‘수산기지’가 완공되었습니다. 공식명칭은 ‘미얀마 내수면 양식연구센터’로 우리 정부가 세운 기지입니다. 미얀마 정부로선 아주 중요한 기지입니다. 한국 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해외 공적원조사업(ODA)의 하나로 준공된 곳입니다. 총 441만 달러를 들여 2년 6개월 만에 완공되었습니다. 준공식 행사에는 이 나라 농축산수로부 장관, 수산국 국장, 만달레이 주지사 등이 참여했고, 우리 정부에서는 코이카 이사장, 미얀마 현지 소장,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곳은 제가 사는 집과 아주 가깝습니다. 저도 오가며 준공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고기 종묘, 양식법, 양식기자재, 사료기술이 뛰어난 나라입니다. 그간 베트남 등 인도차이나에 그 기술을 전수하는 것으로 그쳤지만, 이번 기지는 두 나라가 협력해 공동의 이익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완공과 함께 미얀마 수산 공무원 35명의 양식기술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교육에는 한국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이 센터를 양국이 공동으로 운영하며, 틸라피아 같은 물고기들을 친어부터 키워 대량 양식하기까지의 기술을 현장에서 교육하게 될 것입니다.
친어를 관리하고 종묘를 연구하는 시설(위)과 한국의 수산 전문가가 미얀마 수산공무원들을 교육하는 모습.
미얀마는 지금까지 저수지 방식으로 물고기를 생산했습니다. 두 시간 거리의 양곤 교외에 이런 양식장이 모여 있습니다. 여길 가보면 이 나라는 사료산업이 열악해 물고기를 키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강을 이용한 가두리양식도 필요합니다. 이 문제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하지만 우리 기술이 해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지리적으로 미얀마 중앙에 세워진 수산기지. 친어를 관리하고, 전문가를 만들고, 앞으로 농어촌에 양식기술을 보급하게 됩니다. 한국의 고급기술이 마침내 ‘수출’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양식기술이 내수면에 이어 바다로 나아가 우리 수산기업이 바다를 무대로 활동하길 기대해 봅니다.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