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롯데그룹 경영비리 사건도 ‘집유→실형’ 가능성”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13일 열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선고공판에서, 신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검찰이 당초 징역 4년을 구형했을 때만 하더라도 ‘집행유예’를 받을 것이라던 법조계 전망을 보기 좋게 깨버린 것이다. 법원은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출연한 70억 원에 대해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동빈 회장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며, 그에 대한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법조계는 신 회장이 사면초가에 놓였다고 설명한다. 이미 신 회장이 별도의 사건으로 선고를 받은 것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 앞서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별개로 롯데그룹 경영비리로 기소돼 징역 10년을 구형 받았고,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신 회장에 대해 징역 1년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신 회장이 본업(기업 경영)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탓에, 최 씨 사건(뇌물 공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구속을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법정구속되면서, 롯데그룹 경영비리 사건으로 받은 1심 선고가 2심에서는 무효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원래 집행유예는 신병이 자유로운 사람에 한해, 그 죄가 상대적으로 무겁지 않다고 보고 집행을 면해 주는 것인데 이미 구속된 피고인이 별개의 사건으로 추가로 기소됐을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않는다”며 “이미 최순실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신 회장에 대해 롯데그룹 경영비리를 담당할 2심 재판부가 또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판사는 “보통 구속 피고인의 경우 6개월 안에 선고를 해야 한다, 그게 법원 내 암묵적 규칙”이라며 “이미 2심이 시작된 신 회장의 롯데그룹 경영비리 사건 역시 빨리 결과를 낼 수밖에 없고, 그 시점이 최순실 씨의 2심 재판과 계속 맞물려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두 재판의 양형을 모두 실형으로 살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나온 두 재판의 양형을 모두 실형으로 감안할 경우(롯데그룹 경영비리 징역 1년 8개월, 최순실 뇌물공여 징역 2년 6개월), 신 회장은 4년 2개월을 구치소에서 지내야 한다. 롯데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법조계는 벌써부터 신 회장의 살 길을 점치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병합’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동인의 임복규 변호사는 “두 사건 모두 서울고등법원에 간 사건이지 않냐, 그렇다면 두 사건을 하나의 재판부에 병합해 달라고 한 뒤, 하나의 선고로 받는 게 가장 유리할 수 있다. 그 재판부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를 바라는 게 최선”이라고 평가했다.
서환한 기자 brigh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