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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박정화)는 지난 8일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아무개 씨(28)에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상고심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강제추행죄는 자신이 직접 범죄를 실행해야만 성립되는 자수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를 도구로 삼아 피해자의 신체를 이용해 추행행위를 한 경우에도 강제추행죄의 간접정범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를 이용해 강제추행 범죄를 실현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가려보지 않은 채 강제추행이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이 씨는 2015년 5월부터 12월까지 스마트폰 채팅 어플을 통해 알게 된 A 씨(22)와 B 양(15)을 협박해 알몸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자신에게 전송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씨는 두 사람과 채팅을 하면서 사전에 받은 나체 사진 등을 유포하겠다 협박하면서 A 씨와 B 양에게 동영상과 사진 전송을 할 것을 협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씨는 자신의 신체 주요 부위를 동영상으로 촬영, B 양에게 보낸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도 받았다.
이에 대해 1심은 “나이 어린 피해자들이 큰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입었다”며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이 씨의 행위가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접촉이 있는 것과 같은 정도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거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강제추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피해자를 협박해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강요죄에 대해 유죄로 판단해 1심과 같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번에 대법원에서 피해자를 도구로 삼은 강제추행이 맞는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한 것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