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회의 진행 모습.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부산시의회 시의원들이 최근 국내 항공산업 벤치마킹을 위한 견학을 가면서 관련 집행부서에 양주 등 물품 찬조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 오보근 위원장을 비롯, 김병환, 공한수, 윤종현 의원 등 4명은 지난 2월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Korea Aerospace Industries, Ltd.)에 1박 2일의 일정으로 견학을 갔다.
이 과정에서 교통국, 창조도시국 등 부산시 관련 부서에 양주 등 물품을 요청해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내용은 현재 부산시 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익명의 글로도 올라있는 상태다.
특히 글의 내용에는 일부 강제성도 있는 것으로 표현돼 있어 사건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익명의 제보자는 먼저 “최근 시의회 모 상임위에서 국내벤치마킹 가면서 관련 집행부서에 소위 찬조요청을 하였다고 합니다. 양주 등등의 물품을 사실상 강제로 받아갔다고 하는데, 차마 믿어지지가 않는군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수많은 미투의 가해자들이 ‘관행’이었다고 하면서 그냥 넘어갈려다가 더 큰 사회적 공분을 낳았는데, 의회의 이런 요구도 그저 관행으로 계속되어야 하는지요”라고 반문했다.
또한 “도대체 이런 관행은 시의원들이 요구한 건지 아니면 사무처 직원들이 알아서 챙기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집행부에서 스스로 하는 건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의견을 나타냈다.
관련 내용이 공직사회로 점차 확산되자, 현재 시의회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해양교통위원회 사무직 공무원들은 “관행적인 일이다. 강요는 없었다”며 “같은 직원들끼리 업무 협조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오보근 위원장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소주를 좋아 하는 관계로 양주를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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