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시간대 행적 여전히 묘연…촬영 시각 모자이크 처리 왜? “수사 중인 사안이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두고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임준선 기자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23일 나꼼수 멤버들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는 사진, 식사 중 명진스님이 식당으로 찾아와 함께 찍은 사진,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나오는 사진 등을 공개했다. 종합하면 적어도 오전 11시 54분부터 정 전 의원은 계속 홍대와 그 인근에 머물렀다. 오후 2시를 전후해 찍은 사진에는 정 전 의원이 자신의 팬카페 카페지기였던 민국파 씨(본명 정대일)와 함께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새로 나온 사진을 통해 그간 정봉주 전 의원과 민국파 씨가 주장해온 것들이 동시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민국파와 함께 있지 않았다는 정봉주 전 의원의 주장 △오후 1시 이후 하계동 을지병원으로 모친 병문안을 갔었다는 정 전 의원의 주장 △오후 2시 이후 렉싱턴 호텔 부근에 있었다는 민국파 씨 주장 등이 왜곡되거나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네티즌들은 정 전 의원이 어머니가 응급실에 실려 가는 위급한 상황에서 홍대에 머물며 병원에 들르지 않은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 병원에 가느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방문할 여유가 없었다는 정 전 의원의 핵심 알리바이도 깨졌다.
오후 2~3시경 홍대의 한 식당에서 찍힌 사진이 공개되며 민국파 씨 주장도 힘을 잃었다. 민국파 씨는 정 전 의원을 보좌해 1~2시경 여의도 렉싱턴 호텔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여의도 부근에 있어야 할 민국파 씨가 홍대의 한 식당에서 정봉주 팬카페에 게시물을 작성하는 사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해당 게시물은 민국파 씨가 2011년 12월 23일 2시 17분 정봉주 팬카페에 올린 글이다.
방송 이후 공방은 도리어 거세지고 있다. 핵심 쟁점 시간인 오후 1~2시 사이 정 전 의원의 행적이 여전히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송에서는 쟁점 시간 전후 사진이 몇 장 공개됐다. 그나마 1장의 사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사진을 찍은 정확한 시각도 모자이크 처리된 채 방송됐다.
정봉주 전 의원 측 김필성 변호사는 “방송에서 사진이 찍힌 시각을 모자이크 처리한 것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그렇다”며 “정 전 의원이 모친이 입원한 을지병원에 들렀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할 수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민국파 씨는 SNS에 “당시 게시물은 세 차례 수정이 됐고 수정 시간은 오후 3시 직전이었다”며 “사진이 찍힌 시각은 최초 게시물을 올렸던 2시 17분이 아니라, 게시물을 수정하던 3시 직전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