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임원’ 선거개입... 쉬쉬, 여직원 7천여 만원 공금유용...감봉 3개월
거제시 상동동에 위치한 거제축산업협동조합 전경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거제축산업협동조합(거제축협)이 비상임이사 선출과정에서 조합장 및 임원이 선거에 개입하고 여직원이 공금을 유용하는 사건이 발생해도, 규정대로 처리하지 않고 솜방망이 처벌해 조합원 및 임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거제축협은 지난달 9일 4년 임기 비상임이사 선출과정에서 조합장이 특정 조합원을 이사로 선출되지 못하게 조합원들에게 전화로 회유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진상조사를 요구받고 있다.
이는 거제축협 조합장이 경영하는 것에 비협조적인 조합원이 이사로 선출될 경우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비상임이사에 출마한 조합원 3명을 지목하며 낙선운동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임이사에 출마한 A씨에 따르면 조합장은 이사출마자 3명을 거론하며 찍지 말라고 말했다. 특히 A씨는 자신에 대해 ‘전라도사람이어서 찍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등의 김 조합장 육성 녹취록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또 축협 내부에서는 현 임직원 B씨가 상임이사로 출마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경영본부 임원 C씨가 B씨를 낙마시킬 목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김 조합장의 불법선거에 충격을 받은 A씨는 스트레스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입원 치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선거개입 피해자 D씨는 김 조합장을 찾아가 컵을 깨트리며 격분하는 등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조합장 선거개입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김 조합장은 이사진들 앞에서 선거개입 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3월 23일 오후 6시경 거제축협 조합원 긴급회의를 갖고 그 자리에서 김 조합장이 또다시 공개 사과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거제축협 김 조합장은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 선거위원들 앞에서 부득의 소지로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했고 사과했다”며 “A씨에게 사과한 적이 없으며, D씨가 컵을 깬 것은 선거와 관련 없는 당선증 교부과정에서 선관위에 고함을 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거제축협의 비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여직원 김모차장이 임직원들 상조회, 산악회, 여직원회 회비 6,900여만 원을 개인용도로 유용하다 적발됐다.
거제축협 임직원 E씨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명의로 상조회 기금이 적립돼 있었는데, 어느날 통장이 해지되고 김모 차장 명의로 변경돼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겨 계좌추적을 해보니 공금유용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E씨는 “김모 차장 통장에서 상조회비 5,000여만 원이 김모차장 남편 김모씨(거제축협 옥포지점 근무)로 송금한 후 하모씨로 재송금해 돈세탁을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공금유용 사건에 대해 거제축협은 인사위원회를 2일 개최하고, 김모차장에 대한 징계수위를 감봉 3개월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거제축협 일부 임직원들은 ‘말도 안되는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거제축협 한 관계자는 “농협 윤리강령에 공금횡령 임직원은 즉시 해직하게 되어 있다”며 “횡령액이 200만 원을 넘을 때는 예외없이 형사 고발하도록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번 김모 차장의 인사조치는 납득하기 힘들다. 이렇게 결정한 음모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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