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평창동 자택. 조 회장은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상당액을 계열사 대한항공의 영종도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 신축비용으로 전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27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영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 아무개 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양호 회장이 회삿돈 30억 원 전액을 반환한 점, 김 씨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은 점, 김 씨가 구금생활을 하면서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김 씨는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조양호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자택의 인테리어 공사 비용 30억 원을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현 H2호텔)의 신축 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1심은 김 씨에게 “계열사 전체의 건설·시설관리 총괄 고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조양호 회장 부부의 주택공사비용 중 30억 원이라는 큰돈을 회사에 전가하도록 했다”면서도 “김 씨가 범행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은 없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경찰 수사망에 올랐다. 실제 지난해 9월 조양호 회장은 경찰청에 소환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어 경찰은 조 회장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결국 경찰은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이사장 등을 구속하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