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녀 ‘원팀’ 꾸려 합동유세…최문순 후보 딸도 유권자 접촉
6·1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후보의 자녀들이 나섰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해을 재보궐 김정호 후보의 딸,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의 아들 김동찬 씨, 김정호 후보 아들 김한별 씨, 허성곤 시장 후보의 딸 허은진 씨. 사진 출처는 트위터
후보자 가족들 가운데 가장 이름을 알린 인물은 바로 김정호 김해을 국회의원 후보의 아들인 김한별 씨(28)다. 김한별 씨는 ‘김정호 국회의원 후보 아들 한별’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도 운영하며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그의 트위터뿐만 아니라 김정호 후보의 트위터를 방문해도 선거유세 중인 아들 김한별 씨에 대한 트윗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한별 씨는 예비청년창업자로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버지의 선거를 위해 잠시 일은 뒤로 미루고 선거현장에 뛰어들었다.
김한별 씨는 아버지인 김 후보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을 돕거나 급식소를 방문해 봉사를 하는 등 김 후보의 주요 선거 유세 지역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한별 씨는 “(선거가 끝나도) 트위터 계정은 계속 유지하며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나 소소한 이야기들을 올리고 싶다”며 “아버지는 정치인으로 법과 제도를 바꿔서 세상을 바꾸고, 저는 스타트업으로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꿀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김한별 씨는 “선거 운동을 하다보면 ‘내가 김정호는 모르지만 아들 딸 잘 키운 거 보면 괜찮은 사람인가 보다’, ‘봉하마을에서 농사만 잘 짓는 줄 알았는데 자식 농사 잘 지었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아버지에게 긍정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누나와 제가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성곤 김해시장 후보의 딸 허은진 씨(29)는 서울에 위치한 직장에서 근무를 해오다가 휴가를 내고 김해로 내려가 아버지의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 허 씨는 지난 2016년 김해시장 재보궐 선거 때도 아버지의 선거를 도와준 바 있다. 당시 허 씨는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 유세현장을 스케치한 영상편지 형식의 영상을 만들었는데, 이에 허 후보는 딸에게 미안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허 씨는 “우리 가족은 서로 각자 떨어져서 선거유세를 하기 때문에 아빠는 제가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직접 볼 수가 없다”면서 “그런데 아빠가 이 영상을 보고난 뒤에 ‘짠하다’며 미안해하시더라”고 말했다.
허 씨는 “선거유세를 하면서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10명의 시민을 만나면 그 중 서너 명은 ‘아빠 닮았네’라고 말씀해 주신다”면서 “2년 전 보궐선거 때 유세할 때도 제가 김경수 국회의원 유세장에 가서 시민들께 인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가보니 그때의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이 많았다. 감사했다. (그래서인지) 언행도 조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씨는 이어 “선거운동이 끝나면 밤 10시나 11시가 돼야 집에 다들 들어오는데 집에 오면 아버지는 ‘수고했다’ ‘고맙다’ ‘며칠 안 남았다’고 격려해주신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의 아들 김동찬 씨는 군 복무 중 휴가를 내고 아버지의 선거를 돕고 있다. 사진은 20대 총선 때 유세현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의 아들 김동찬 씨(23)는 진해에서 해군으로 복무 중인데, 휴가를 내고 나와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김동찬 씨에게 선거운동은 익숙하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선거유세에 나서 아버지를 도와줬기 때문이다. 김동찬 씨는 “어렸을 때부터 아빠의 모든 면을 신뢰하고 존경한다”며 “저와 같은 청년들에게 희망 가득한 경남이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도 이에 대한 보답으로 아들 김동찬 씨에 편지글을 남겼다. 김경수 후보는 선거공보 마지막 페이지에 ‘이제 막 병장이 된 아들 동찬에게’라는 제목의 편지글을 작성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편지를 통해 “그동안 순탄치만은 않았던 아빠의 길, 늘 곁에서 응원해주는 동찬이가 있어서 든든하고 고마웠다”며 “우리 아들의 믿음에 어긋나지 않는 아빠가 되마”라고 답했다.
김한별-허은진-김동찬, 이 세 사람은 ‘김해’라는 공통점 아래에서 ‘원팀’을 꾸리고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허은진 씨는 원팀에 대해 “김정호 후보님의 아들(김한별)과 딸은 이번에 뵌 게 처음인데, 김경수 후보님의 아들(김동찬)은 2년 전 보궐선거 때 얼굴을 뵀었다”며 “이번에는 같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같이 응원해서 승리하자며 원팀을 꾸렸다. 하지만 사적인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그렇게 친하진 않다. 서로 동지애를 가지고 응원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한별 씨는 “제가 선거운동을 하기 전에 만나는 시민들마다 동찬이(김경수 후보 아들)를 칭찬했다. 동네 경로당에 가서 노래도 많이 부르고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그렇게 좋았다더라. 그래서 기회가 되면 동찬이를 만나서 선거운동 팁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던 중 해군에서 군복무중인 동찬이가 휴가를 나와서 선거운동을 하러 김해로 온다고 하더라”면서 “군인에게 휴가는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한데 부모님을 도우러 온다니 존경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에 봉하에서는 ‘김경수 삼촌’이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님이라고 부르려니 어색하다. 김경수 후보는 어렸을 때부터 종종 뵀는데, 동찬이는 선거운동 전에 본 적 없다”며 “그런데 이번 선거운동을 하며 오래전부터 알던 형, 동생 같은 사이가 됐다. 아무래도 비슷한 부모님과 환경에서 자라서 그런지 통하는 게 많더라. 동찬이 휴가 복귀가 선거날인 6월 13일이다. 선거 끝나면 동찬이 맛있는 거 사주러 면회를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의 딸 최예린 씨는 빼어난 미모로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 출처=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 트위터
더불어민주당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의 딸 최예린 씨 또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문순 후보 캠프는 지난 5일 최 후보의 딸 최 씨의 사진을 담은 홍보물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서 최 씨는 가벼운 미소를 지은 상태에서 거리에 지나가는 유권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이 홍보물은 ‘문순‘s 금지옥엽’, ‘최예린의 하드캐리’라는 문구로 흥미를 더하고 있다. 최 씨를 보고 네티즌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최 후보에게 대뜸 ‘장인어른’이라고 인사를 하거나, 대조적인 부녀지간의 얼굴을 두고 ‘유전자에 문제가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대부분은 ‘미인이다’ ‘연예인이다’라며 칭찬을 보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 후보가 자신의 딸의 외모를 선거에 이용하는 방식이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정책, 현안과 무관한 여성의 외모를 대상화하고 이를 홍보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