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승진 누락에 불만을 품고 국내기업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들렸다.
경북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정원과 공조해 기업 A사의 철강 포장 자동화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한 A사의 전 엔지니어링 사업부장 K씨(56)와 공범 L씨(62)를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상 영업비밀국외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1월 A사의 철강 포장 자동화 설비 제작에 필요한 설계도면 1600여 개 상당의 파일을 자신의 노트북과 USB에 저장해 유출, 그해 6월 L씨와 동종업체인 B사를 설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사는 A사의 기존 거래처인 중국 철강 대기업 C사 상대로 설비 납품대금 약 50억원 상당의 수주를 계획, C사의 중국 자회사인 D사와 합작 계약을 맺고 D사에 기술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C사에 영업을 담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K씨는 임원 승진에 누락된 것에 불만을 품고 퇴사하면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수주대가로 보관하고 있던 A사의 영업비밀을 D사 관계자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철강포장사업과 포장 설비 자동화 사업 등을 수행하며 연매출 2500억원 상당을 올리는 업체로 기업이 보유한 철강 포장 자동화 기술은 중국 C사에 90억원 상당을 수주해 판매한 실적이 있다.
당시 중국에서는 철강 포장 자동화 설비가 없어 A사가 최초로 판매한 것이다.
K씨 등은 동일한 제품을 C사 상대로 50억원에 수주하기 위해 B사의 영업력으로는 발주처 C사로부터 수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C사의 중국 자회사인 D사를 이용했다.
이 과정에서 수주의 대가로 B사는 D사로부터 A사의 영업비밀인 설계도면제공을 요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외 영업을 위해 해외 경쟁사와 합작을 맺고 국내 기업체 중요기술을 해외 유출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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